25일 미 테네시주 내슈빌 시내에서 차량 폭발 사건이 발생해 자동차가 불타고 있다. 내슈빌/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수사 당국이 크리스마스인 25일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발생한 차량 폭발 사건의 용의자를 특정해 수사하고 있다. 당국은 차량에서 사람 유해가 발견된 점을 근거로 자살 폭발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시엔엔>(CNN)은 26일(현지시각) 수사 당국이 내슈빌 시내 폭발 현장에서 사람의 유해를 발견했으며, 연방수사국(FBI)이 다른 용의자를 찾고 있지는 않다고 보도했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유해를 이번 사건 용의자의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연방수사국 수사관들은 내슈빌 교외의 안티오크에 있는 용의자의 집을 수색하고 있다. <에이피>(AP)는 수사관들이 가택 수색 대상인 인물을 폭발 사건의 용의자로 간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시비에스>(CBS)는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폭발과 연관된 용의자가 63살의 앤서니 퀸 워너라고 보도했다. 미 언론들은 지난해 구글 스트리트뷰와 오래 전 워너의 집에서 찍힌 온라인 사진 등에서 폭발 현장에서 발견된 것과 비슷한 밝은색 레저용 차량이 보인다고 전했다.
수사 당국은 아직 용의자에 대해 공식 확인은 하지 않고 있다. 당국자들은 “현시점에서는 한 명의 용의자도 확인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연방수사국 대변인은 “주거지에서 회수한 증거와 모든 것을 살펴보고 그것이 어떻게 수사와 부합하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수사국 멤피스 지부 담당인 더글러스 코네스키 특별수사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500여 개의 단서를 추적 중이며 폭발과 관련이 있을지 모르는 많은 사람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 요원과 분석가 등 250여명이 차량에 폭발물을 설치한 인물이나 사람들을 찾는 데 진전을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팀은 누가,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파악하기 위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크리스마스 당일 아침 테네시주 주도인 내슈빌 시내 한복판에서 레저용 차량이 폭발했다. 식당과 술집, 가게 등이 줄지어 있는 곳에서 강력한 폭발이 발생해, 수십 채의 건물이 파손되고 유리창이 산산 조각났다. 아홉 블록 떨어진 곳에서 폭발 진동이 느껴지고 수 킬로미터 밖에서 폭발로 인한 연기를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인근에 있던 통신회사 에이티엔티(AT&T)도 폭발로 타격을 입어, 테네시와 켄터키주 일부 지역에서 통신 서비스가 중단됐다. 폭발로 인한 통신 문제 때문에 내슈빌 국제공항에서 일부 항공편의 출발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 폭발로 3명이 부상당했다.
빌 리 테네시 주지사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상사태 선포와 지원을 요청했다. 리 주지사는 이번 사건이 차량의 즉석 폭발 장치로 추정되는 “공격”에 의한 것이며, 적어도 41개 업체가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아침 폭파 현장을 둘러봤다. 피해는 충격적이며 주민이 죽지 않은 것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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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등이 테네시주 내슈빌의 차량폭발 사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내슈빌/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