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프랑스 브르타뉴 리외롱의 창고에서 군이 신년 파티에 참석한 이들을 해산시키고 있다. 리외롱/AFP 연합뉴스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진전을 못 보고 있다. 프랑스가 최악의 상황이고, 반면 이스라엘 등 소규모 국가들에서는 빠르게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을 추적하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우리 세계의 데이터’에 따르면, 2일 현재 이스라엘은 인구 100명당 11.55명에게 접종한 것으로 나타났다. 2위인 바레인의 3.53명의 3배다.
3위는 영국으로 1.47명, 미국은 1.28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0.56명으로 5위인 덴마크부터는 1명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산이 가장 심각한 영국과 미국은 3~4위를 차지했으나, 접종 속도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미국은 연말까지 2천만명을 목표로 했으나, 현재 423만명에 그치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가 나온 영국은 100만명만 접종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19일부터 접종을 시작해, 하루 15만명의 속도로 접종을 이어나가서 현재 인구의 11% 이상이 접종을 받은 상태다. 이스라엘의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른 것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화이자와 백신 공급 계약을 일찌감치 맺은데다, 모든 국민을 포괄하는 건강보험 체계 때문이다. 지속적인 분쟁으로 전 국토를 보안 감시 대상으로 관리하는 병영국가화된 이스라엘의 현실이 크게 작용했다.
반면, 프랑스는 최악의 접종 실태를 보인다. 프랑스는 12월27일부터 접종을 시작했으나, 12월31일 기준으로 352명만이 접종을 받았다. 백신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 때문이다. 프랑스 국민의 40%만이 백신을 적극적으로 맞겠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77%, 미국의 69%에 비해 크게 낮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에 대한 국민의 비협조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 12월31일 브르타뉴 리외롱의 한 빈 창고에서는 전국에서 몰려든 2500여명이 신년 파티를 벌였다가, 경찰의 강제해산에 불응하며 2일 새벽에야 해산했다. 이들은 해산을 시도하는 경찰에 돌을 던지거나 차량을 방화하기도 했다. 프랑스는 누적 확진자가 26만명이 넘는 가운데 사망자가 6만5천여명에 달해, 높은 사망률도 보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백신 접종과 관련해 “부당하게 늦춰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많은 인구와 열악한 기반 시설 탓에 코로나19 폭발적 증가가 가장 우려되는 인도는 아직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인도는 2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자국 내에서 개발한 백신 2종을 긴급승인하고, 올해 중반까지 모두 3억명의 접종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