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업체 폴크스바겐이 지난해 유럽에서 11만7천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해 미국 테슬라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폴크스바겐의 전기차 ‘아이디(ID).3’ 조립 공장. 츠비카우/AP 연합뉴스
메르세데스벤츠, 비엠더블유(BMW), 폴크스바겐(VW) 등 독일 자동차 3사가 지난해 60만대의 전기 자동차를 판매했으며, 이 가운데 폴크스바겐의 유럽내 전기차 판매량은 미국 대표 전기차 회사 테슬라보다 많았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12일(현지시각) 전했다.
폴크스바겐 그룹의 핵심 브랜드인 폴크스바겐은 지난해 530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했으며 이 가운데 21만2천대가 순수 전기차 또는 석유·전기 겸용 하이브리드 차량이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9년보다 158% 늘어난 것이다. 전체 전기차 중 75%인 15만9천대는 유럽에서 팔렸다. 특히 유럽에서 팔린 순수 전기차는 11만7천대였으며, 이는 테슬라의 유럽내 판매량 9만6천대보다 2만대 이상 많은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미니’와 ‘롤스로이스’ 브랜드를 포함한 비엠더블유 그룹의 지난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230만대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19만3천대가 전기차였다. 비엠더블유의 전기차 판매량은 한해 전보다 32% 늘었다. 또 다임러 그룹의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16만대로 한해 전보다 3배 늘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이 제시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목표를 달성했다고 이 회사는 발표했다.
그동안 전기차 개발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던 독일 업체들이 최근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유럽연합의 규제 강화 때문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적했다. 유럽연합은 자동차 생산 업체별로 전체 판매 자동차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 상한선(2020년의 경우 ㎞당 95g)을 정하고 있으며, 이를 넘기면 벌금을 부과한다.
독일 3사의 판매 호조는 독일 정부가 지난해 전기차 보조금을 최대 9천유로(약 1200만원)까지로 두배 올린 것도 크게 작용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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