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에 대한 탄핵안이 13일(현지시각) 상원에서 최종 부결됐다. 이로써 지난달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건으로 시작된 트럼프에 대한 두 번째 탄핵 추진은 38일 만에 무죄로 마무리됐다.
상원은 이날 오후 탄핵안을 표결에 부쳐 유죄 57표, 무죄 43표로 트럼프에게 무죄선고를 내렸다. 상원에서 최종 탄핵되려면 상원 전체 100명 중 3분의 2인 67명이 유죄에 찬성해야 한다. 현재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50명씩이어서, 유죄 선고를 위해서는 공화당에서 17명이 동참해야했다. 이날 투표에서 민주당 50명 전체와 공화당의 밋 롬니, 수전 콜린스, 리사 머코스키, 팻 투미, 벤 새스, 빌 캐시디, 리차드 버 등 7명이 탄핵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하원은 지난달 6일 벌어진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의 내란 선동 책임을 물어 같은 달 13일 그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를 넘겨받은 상원은 지난 9일부터 심리를 벌였다. 애초 10~13일 나흘간 하원 소추위원단과 트럼프 변호인단이 각각 이틀에 걸쳐 16시간씩 변론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변호인단이 변론 시간을 대폭 줄임에 따라 13일 오후 표결이 이뤄졌다.
트럼프는 재임 중이던 2019년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그해 12월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으나 이듬해 2월 상원에서 부결됐다. 트럼프는 하원에서 두 차례 탄핵소추되고, 상원에서 두 번 다 무죄판결을 받는 진기록을 세웠다.
트럼프는 무죄선고 뒤 환영 성명을 내어 “정의를 옹호하고 진실을 방어하는 지칠 줄 모르는 노력에 대해 나의 헌신적인 법률가들과, 헌법과 신성한 법 원칙의 편에 서준 의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 마녀사냥의 또 다른 단계였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또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우리의 역사적이고 애국적이며 아름다운 운동은 이제 겨우 시작됐다”며 정치적 행보를 암시했다. 그는 “다가올 수개월에 나는 당신과 함께 할 것이 많고, 우리의 모든 사람들을 위해 미국의 위대함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의 놀라운 여정을 계속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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