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아스트라 백신 접종 일시중단

혈전·혈소판 감소 등 증상 고려
영·캐나다·호주 등은 계속 접종
유럽의약품청 18일 회의서 검토
한국 “검토 결과 보고 후속 조처”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혈전 발생이 의심된다는 보고가 이어지자,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나라도 15일(현지시각) 이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혈액이 일부 굳는 증상(혈전)이 의심된다는 보고가 유럽에서 이어지자,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 등이 15일(현지시각) 이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오는 18일 열릴 유럽의약품청(EMA)의 회의 결과에 따라 후속 조처를 검토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 주요국들의 이런 결정은, 이 백신을 맞은 뒤 혈전, 혈소판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는 보고에 따라 오스트리아·덴마크·노르웨이·네덜란드·아일랜드 등 다른 유럽 나라들이 잇따라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한 데 따른 조처다. 반면, 영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등은 백신 접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백신 개발에 참여한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앤드루 폴러드 교수는 <비비시>(BBC) 방송 인터뷰에서 “유럽에서 접종 횟수가 가장 많은 영국에서는 혈전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걸 확인해주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독일 뮌헨 슈바빙 병원의 감염병 전문가 클레멘스 벤트너는 “독일 보건부 발표를 보면 백신 접종자 160만명 가운데 7건의 의심 사례가 있었다”며 “1년간 100만명당 2~5명인 혈전증 기저 발생률보다 높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혈전 발생 등이 백신과 관련 있다는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접종을 계속할 것을 촉구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자문단이 관련 보고를 검토해 결과를 최대한 빨리 발표하기로 했다. 유럽의약품청은 지난 10일까지 (영국을 제외한) 유럽 30개국에서 500만명가량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으며 혈전 등의 부작용 의심 사례는 모두 30건 보고됐다고 밝혔다. 유럽의약품청은 18일 긴급 회의를 열어 부작용 의심 사례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다.

이에 박영준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혈전과의) 관련성을 확인했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는 국가는 없다”며 “인접 국가에서도 예방적 차원에서 조사 결과가 확인될 때까지 특정 배치(batch·제조단위) 또는 특정 백신의 접종을 일시 보류하거나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이어 “유럽에서 이 백신에 대한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평가하는 기구인 유럽의약품청이 18일 긴급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는데, 그 회의 결과를 예의주시할 예정”이라며 “이 밖에도 다른 국가의 상황, 새로운 정보들을 같이 면밀히 검토해 결과에 따라 후속 조처 방향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기섭 선임기자, 서혜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