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7일(현지시각)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하고, 경제 회복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0~0.25%로 1%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할 당시 파월 의장.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7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한편 2023년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등이 보도했다.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현재의 0~0.2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금리 동결은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연준은 또 매월 120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도 계속하기로 했다.
공개시장위원회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도 2023년까지 금리에 변동이 없을 것임을 내비쳤다. 다만, 지난해 12월에는 18명의 위원 중 5명이 2023년에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이번에는 7명이 이렇게 예상했다. 또 내년에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 위원은 1명에서 4명으로 늘었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침체가 우려되자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25%로 1%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고용이 빠르게 최대 수준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고용이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일터로 돌아가야 하는 이들이 대략 1000만명 정도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넘어 2.4%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관련해, 파월 의장은 금리 동결 방침을 바꿀 정도는 아닌, 일시적 상승으로 본다고 말했다. 당분간 물가가 오르더라도 경제 회복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을 6.5%로 전망했다. 파월 의장은 “경기 부양을 위한 자금이 집행되고 있고, 코로나19 확진자도 줄고 있으며, 백신 접종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빠른 회복세를 자신했다. 미국 경제는 내년과 2023년에도 각각 3.3%와 2.2%의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연준은 예상했다.
연준이 장기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란 방침이 확인되자, 미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89.42포인트(0.58%) 상승한 3만3015.3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41포인트(0.29%) 오른 3974.12, 나스닥 지수는 53.64포인트(0.4%) 상승한 1만3525.20으로 마감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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