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브라질 연방 대법원에서 잇따라 뇌물 혐의 유죄 판결 무효 결정을 받은 룰라 전 대통령이 첫 판결 직후인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상파울루/AFP 연합뉴스
브라질 연방 대법원이 23일(현지시각)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애칭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해 아파트 수뢰 혐의로 실형을 선고한 재판이 편파적이어서 무효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폴랴 지 상파울루>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대법관 5명이 참여해 내린 이번 결정은, 지난 8일 룰라의 실형 판결을 무효화한 에드송 파싱 대법관의 단독 결정에 이어 나온 것이다. 파싱 대법관의 결정은, 징역 12년형의 실형을 판결한 쿠리치바 지역 법원이 재판 권한이 없기 때문에 수도 브라질리아 연방법원에서 새로 재판을 해야 하는 내용이다. 이 결정은 대법관 전원 회의의 최종 심의를 앞두고 있다.
이날의 결정은 이른바 ‘세차 작전’이라는 정재계 비리 수사를 이끈 세르지우 모루 판사의 재판 진행과 판결이 부당하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수사 과정에서 수집한 룰라 관련 증거를 향후 재판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결정도 내렸다. 이에 따라 검찰이 룰라 전 대통령을 다시 기소하려면 처음부터 새로 수사를 해야 한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2018년 정부 계약 수주를 도와주는 대가로 건설회사로부터 아파트를 받은 혐의로 실형을 받아 그해 대선 출마가 좌절됐다. 또 2019년에는 자금 세탁 혐의 유죄 판결도 추가로 받았다.
<폴랴 지 상파울루>는 파싱 대법관의 결정을 대법관 전원 회의가 받아들이면 룰라 전 대통령의 피선거권이 최종 회복돼 대선 출마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룰라가 출마할 경우, 내년 대선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 구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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