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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과시형·은둔형·거부형…각국 정상의 코로나 백신 접종법

등록 2021-03-24 16:59수정 2021-03-24 17:50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사의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사의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68) 대통령이 부인(67) 김정숙 여사와 함께 23일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개 접종했다. 오는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앞둔 문 대통령은 65살 이상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첫날인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보건소에서 반소매 와이셔츠의 왼 소매를 살짝 걷고 백신을 맞았다. 국제행사 참석을 위한 사전 준비 차원이지만, ‘고령층 효과’ 논란과 ‘혈전 부작용’ 논란 등으로 상처를 입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의도도 담겼다. 문 대통령뿐 아니라 각국 정상들의 백신 접종은 주요 관심사인데, 해당국의 코로나19 및 백신 상황과 지도자의 성향에 따라 접종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크렘린궁이 21일 공개한 블라디미르 푸틴이 주말을 시베리아에서 보내는 모습. 타스 연합뉴스
크렘린궁이 21일 공개한 블라디미르 푸틴이 주말을 시베리아에서 보내는 모습. 타스 연합뉴스

내가 맞은 백신을 알리지 말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69) 대통령도 이날 백신을 접종했지만, 통상의 지도자들과 달리 백신 접종 장면을 공개하지 않았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그동안 백신 접종 홍보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백신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 백신 접종 장면을 공개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더 나아가, 러시아에서 만든 백신을 맞았다고 설명할 뿐 어떤 백신을 맞았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스푸트니크 V, 에피박코로나, 코비박 등 총 3종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상태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세 종의 백신 중 무엇을 맞았는지 공개하면 불필요하게 다른 백신의 신뢰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이유를 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스푸트니크 V 백신이 승인된 직후 백신의 안전성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 논란을 빚었다. “국가원수가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백신을 맞을 수 없다”는 이유였는데, 이 때문에 러시아 안팎에서 이중적 태도라는 지적이 일었다.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23일 런던 다우닝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23일 런던 다우닝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불안해? 그럼 내가 먼저’

지난해 3월 세계 정상 중 처음으로 코로나19에 걸렸던 영국의 보리스 존슨(56) 총리는 지난 19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다. 그의 백신 접종은 자국 제약사와 대학이 개발한 백신의 안전성을 증명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 스스로 자국 백신의 홍보모델이 된 셈이다. 특히 존슨 총리가 백신을 접종한 날은 유럽의약품청(EMA)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혈전 부작용과 관련이 없다”고 발표한 다음 날로, 그는 백신을 맞은 뒤 “아주 좋다. 매우 빨랐다”는 말을 남겼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혈전 부작용을 우려해 해당 백신의 접종을 잠시 중단시켰던 다른 유럽 국가의 지도자들도 이 백신의 접종 대열에 합류했다. 프랑스의 장 카스텍스 총리가 1차 접종을 마쳤고, 이탈리아의 마리오 드라기 총리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당선자 시절인 지난해 12월21일 생중계 방송 카메라 앞에서 미국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았다. 백신의 안전과 효능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이벤트다. 미국은 이보다 열흘 앞선 11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23일 푸젠성 산밍시를 방문해 주민들의 환영에 답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23일 푸젠성 산밍시를 방문해 주민들의 환영에 답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아직도 안 맞았어?’

세계에서 백신 생산량이 가장 많은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시노백, 시노팜, 칸시노 등 세 종의 자국산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고, 전 세계 백신 생산량의 3분의 1에 이르는 1억6940만 회분의 백신을 생산하고 있다. 올 초에는 자국산 백신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시 주석 등 당 고위 간부들이 먼저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8일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존 마구풀리 전 대통령 사망소식이 현지 신문에 실려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18일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존 마구풀리 전 대통령 사망소식이 현지 신문에 실려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백신은 우리의 적!’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존 마구풀리 전 대통령은 “코로나19는 악마이며 백신은 서방이 꾸미는 음모”라고 주장하며 백신의 도입과 접종을 거부해 왔다. 재선 1년 차인 마구풀리 대통령은 지난 17일 갑자기 별세 소식을 전했다. 탄자니아 정부는 사인이 심장질환이라고 발표했지만, 서방 언론 등은 그가 코로나19에 걸려 사망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일주일에 두 세 차례 국영방송에 등장하던 마구풀리 대통령은 지난달 들어 등장 횟수가 현저히 줄었다. 그가 코로나19로 중태에 빠져 치료를 위해 외국으로 떠났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마구풀리 대통령은 생강으로 만든 강장제가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고, 지난해 4월 이후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집계를 중단하는 등 코로나19 방제에 사실상 손을 놨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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