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샌더스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26일 앨라배마주 버밍햄을 방문해 인근 베서머의 아마존 물류센터 노조 설립을 지지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버밍햄/AFP 연합뉴스
독점 규제 압박 속에 무노조 경영까지 도전받고 있는 미국 거대 기술기업 아마존이 규제 움직임을 이끄는 엘리자베스 워런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공개적으로 공격하고 나섰다.
아마존의 두 민주당 의원 공격은 데이브 클라크 아마존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가 지난 25일 트위터에 글을 쓰면서 시작됐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27일 전했다. 그는 샌더스 의원이 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앨라배마주의 아마존 노동자들을 만날 계획을 밝히자 “방문을 환영하며 그의 진보적인 일터 만들기를 높이 평가한다”면서 “나는 종종 우리가 경영계의 샌더스라고 말하지만, 진짜 진보적인 일터를 만드는 건 우리들이기 때문에 이 말은 사실 정확하지 않다”고 비꼬았다.
샌더스 의원이 노동자들을 만나자 ‘아마존 뉴스’ 트위터 공식 계정도 공격에 가세했다. 공식 계정은 샌더스 의원의 지역구인 버몬트주의 최저임금이 아마존의 최저임금(15달러)보다 낮은 11.75달러임을 지적하며 “그는 버몬트에서 행동하기보다 앨라배마에서 말하는 걸 더 원한다”고 공격했다. 샌더스 의원은 “아마존이 초조한가 보다”라고 반응했다.
앨라배마주 베서머의 물류센터 직원들은 이달 말까지 노조 설립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으며, 노조 설립이 성사되면 창사 이래 26년 이상 지속된 아마존의 무노조 경영이 깨진다.
워런 의원에 대한 공격은 더 직설적이다. 워런 의원은 25일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아마존이 세법의 허점을 이용해 세금을 덜 내고 있다고 지적한 데 이어 청문회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자 아마존은 트위터를 통해 “세법은 당신이 만들고 우리는 따르기만 한다”고 맞받아쳤다.
워런 의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아마존 당신들이 이용하는 법의 허점을 만든 건 내가 아니라 당신들의 변호사와 로비스트 군단”이라며 “장담컨대, 당신들이 정당한 몫을 치르게 만들고, 노조 파괴에 맞서 싸울 것이며, 기술기업을 분할하기 위해서도 싸울 것”이라고 썼다. 아마존도 지지 않고 “미국에서 가장 힘있는 정치인들 중 한 명이 미국 기업이 자신을 비판하지 못하게 분할하겠다고 공언한다”고 공격했다.
아마존이 이렇게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은 연방통상위원회(FTC)가 아마존에 대한 반독점 조사에 들어가는 등 규제 움직임이 날로 거세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마존에 비판적이며 워런 의원의 기술기업 규제론에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법학자인 리나 칸이 최근 연방통상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지명되는 등 기술기업 규제론자들의 발언권도 커지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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