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가 코로나19 백신을 주사기에 담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영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1800여 만명 가운데 30명에게 혈전(혈액 응고)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7명이 숨졌다고 영국 당국이 발표했다. 우연한 결과인지, 백신 부작용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영국 당국은 “백신 접종의 이익이 위험보다 크다”고 밝혔다.
3일(현지시각) <비비시>(BBC),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지난달 24일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1800여만명 중 30명에게서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혈전이 보고됐다고 전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7명이었다.
혈전 발생 30명 가운데 22명은 뇌정맥동 혈전증(CVST)이었고, 8명은 다른 종류의 혈전증이었다. 뇌정맥동 혈전증은 뇌의 정맥동에서 혈전이 발생하는 드문 혈전증으로, 뇌졸중의 원인이 된다.
영국 당국은 최종 결론은 내리지 않은 채, 백신 접종의 이익이 위험보다 크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준 레인 의약품건강관리제품 규제청장은 “코로나19 확진과 그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 접종의 이득이 다른 위험보다 크다”며 “국민들은 본인 차례가 오면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에 석연치 않은 대목이 2가지 있다고 <비비시>는 지적했다. 먼저, 혈전 발생 상황이 특이하다. 혈소판 수치가 낮아지고 다른 혈전 질환과 관련된 드문 항체가 혈액에서 발견된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워링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교수는 “이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뇌정맥동 혈전증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지만 아직 알 수 없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번째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화이자 백신이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영국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1000만여명 중 뇌정맥동 혈전증 발생 사례는 2건에 불과했고, 이 경우에 혈소판 수치 감소 현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영국 당국은 혈전 발생 의혹에 대해 계속 검토할 예정이며, 백신 접종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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