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텔아비브 해변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빠르게 진행해 정상을 회복해가고 있는 이스라엘은 올 가을에 전 국민 대상 추가 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 텔아비브/AFP 연합뉴스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올 가을에 바이러스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추가 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 추가 접종 때는 기존 접종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청소년도 포함될 예정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0일(현지시각)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로부터 1600만회분의 백신을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며 “6개월 뒤 또 한번 (전국민 대상 대규모) 백신 접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 가을이면 (두 회사) 백신이 12~15살 연령층에 대한 접종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도 접종 대상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올 가을의 접종은, 성인의 경우 백신 2회 접종을 마친 뒤 면역 효과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추가 접종(부스터 샷) 형태가 될 전망이다. 백신 제조사 화이자와 모더나는 2회 접종을 마친 뒤 12개월 안에 추가 접종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은 16살 이상 성인의 81%에 대해 이미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침으로써 전세계에서 백신 접종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두차례의 바이러스 대유행을 겪었다. 백신 접종은 지난해 12월부터 본격 시작됐으며, 이 덕분에 4월 들어 하루 확진자가 지난 1월초의 10% 이하로 급격히 줄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상업 시설과 공공 시설이 운영에 들어가는 등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회복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백신 지원에는 아주 인색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팔레스타인 사람 가운데 적어도 1회 이상 백신을 맞는 인원은 전체의 3% 수준인 16만7천여명에 불과하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팔레스타인은 최근 하루 확진자가 2천여명을 기록하는 등 3차 확산기를 맞고 있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0일 화이자·모더나, 러시아 등에 450만회 분량의 백신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 물량이 언제 공급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가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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