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백신 2억회분 접종을 달성했다고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코로나19 백신을 외국에 공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도, 아직은 그럴 정도의 여유는 없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연설을 마친 뒤 기자들이 `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은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직전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통화한 사실을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캐나다에 150만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공유하기로 한 지난달의 결정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거기에 약간 도움을 줬다. 우리는 좀더 도와주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중미를 포함해 우리가 도울 수 있다고 자신하는 다른 나라들도 있다.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해외로 그걸(백신) 보내는 것을 자신할 만큼 충분히 갖고 있지는 않다”며 “하지만 나는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을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한 지 92일째인 이날로 2억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고 밝혔다. 그는 애초 취임 100일(4월29일) 안에 1억회분 접종을 목표로 제시했다가 이후 2억회분으로 올렸으며, 실제로 이를 달성한 것이다. 미국은 인구의 절반 정도가 코로나19 백신을 최소 1회 맞았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은 미국 내 접종을 늘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백신 생산업체와 미 당국이 올 가을 이후 ‘부스터 샷’(3회분)의 필요성까지 언급하고 있어, 생산능력을 대폭 늘리지 않는 한 미국의 백신이 외국으로 원활하게 흘러나오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미 국무부 또한 ‘미국 접종 우선’ 입장을 재확인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미국 정부와 협의중이라고 언급했던 한-미 ‘백신 스와프’와 관련한 기자 질문에 “그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나 다른 나라들과의 사적인 외교 대화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지금 단계에서 국내에서의 백신 접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우리가 미국 국민들에게 특별한 의무가 있다는 점 등이 그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코로나19로 55만명 이상이 숨지고 수천만명이 감염되며 세계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며 “물론 우리는 전세계에서 바이러스가 억제되는 것을 보는 데 관심이 있지만, 세계 또한 이곳 미국에서 바이러스가 억제되는 것을 보는 데 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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