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총리 관저 수리 비용 등과 관련해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란디드노/AFP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관저 내부 공사 비용에 대해 거짓 해명했다는 의혹 등 잇단 거짓말 논란으로 곤경에 처했다.
<가디언>, <비비시>(BBC) 방송 등 영국 언론들은 27일(현지시각) 존슨 총리가 관저 인테리어 개선 비용 중 일부인 5만8천파운드(약 9천만원)를 보수당에서 빌렸으며 이 자금은 보수당의 자금줄인 데이비드 브라운로가 제공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초 총리실은 인테리어 비용을 존슨 총리가 직접 부담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기부금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일정 액수 이상의 기부금은 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야당인 노동당은 존슨 총리가 관저 보수 비용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고 비판했다. 노동당은 또 그의 공보 담당 비서가 기자들에게 일부러 잘못된 내용을 알렸는지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보비서는 지난달 초 브리핑에서 “총리가 개인적으로 비용을 냈고 보수당 자금은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의 수석 보좌관이었던 도미니크 커밍스도 존슨 총리가 관저 공사 비용을 기부자들에게 부담시키는 ‘불법 여지가 있는 계획’을 세운 적이 있다고 폭로해, 존슨을 더욱 궁지로 몰았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와 관련해 국민 생명을 경시하는 발언을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일간 <데일리 메일>은 25일 존슨 총리가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봉쇄를 하느니 시신 수천구를 쌓이게 놔두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존슨 총리와 각료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비비시>, <더타임스> 등도 총리가 이렇게 말한 것이 사실이라고 26~27일 잇따라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존슨 총리가 가전업체 다이슨의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의 문자 메시지를 받은 뒤에 이 회사 싱가포르 지사 소속 직원의 영국 파견 근무와 관련된 세금 문제를 해결해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비비시> 방송은 존슨 총리가 총리 관저 공사 비용을 누가 지불했는지, 제임스 다이슨과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가 정확하게 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비시>는 또 지난해 10월 코로나19 관련 봉쇄 조처 계획을 누가 사전에 유출했는지, 축구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가 사실상 무산된 ‘유럽 슈퍼리그’ 계획을 총리실이 사전에 얼마나 알았는지 등도 존슨 총리가 분명히 해명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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