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7년만에 이혼하기로 한 멜린다와 빌 게이츠 부부.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와 멜린다 부부가 3일(현지시각) 이혼을 발표하면서, 1460억달러(약 163조7600억원)로 추정되는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해 이런저런 추측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3일 게이츠 부부가 거주지인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관할 법원인 킹카운티 고등법원에 제출한 이혼 합의서를 보면, 부부의 ‘공동 재산’을 나눠 갖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주 법률은 부부가 혼인 기간 중 취득한 재산은 공동 재산으로 간주되며, 다른 합의가 없는 한 절반씩 나누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당사자들이 공동의 재산이 아니라고 인정한 재산은 분할 대상에서 제외된다. 공동 재산에서 제외되는 대표적인 재산은 상속받은 재산이다.
게이츠 부부는 시애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본사가 있는 레드몬드 사이 호수가에 대규모 저택을 지어서 살고 있는데, 이 집의 가치는 지난해 기준으로 1억3080만달러(약 1440억원)에 달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4일 기준으로 빌 게이츠의 재산은 현금 587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 주식 260억달러, 그의 주식과 자산을 관리하는 지주회사 캐스케이드 인베스트먼트 관련 재산 111억달러 등이라고 분석했다. 캐스케이드를 통해 부동산 등에도 투자한 게이츠 부부는 미국 최대의 농지 소유자이기도 하다. 지난 4월 현재 그가 보유한 농지는 24만2천에이커(9만8천헥타르)에 달하며, 가치는 6억9천만달러(약 7600억원)에 이른다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이런 재산 구성을 바탕으로 할 때, 멜린다가 분할을 주장할 여지가 큰 재산은 저택과 농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은 빌 게이츠가 결혼 전 설립하면서 확보한 개인 재산으로 분류될 여지가 크다.
하지만, 이혼 부부가 재산 분할 문제로 큰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 한 구체적인 재산 분할 내역을 공개하지 않기 마련이고, 이는 게이츠 부부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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