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이 많은 음료를 좋아하는 사람은 대장암 위험을 더욱 조심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당분이 많은 음료를 자주 마시는 사람은 대장암 위험을 다른 사람보다 더 조심해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가디언>이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의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 연구팀이 1991년부터 2015년까지 여성 간호사 9만5464명의 식생활을 분석한 결과, 13~18살 청소년기에 매일 250㎖의 단 음료를 마시면 50살 이전에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32%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성인의 경우, 일일 섭취량이 250㎖씩 증가할 경우 조기 대장암 발생 위험이 16%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연구 참여자 허진희(하버드대 보건대학원) 박사가 전했다.
이 대학 공공보건학과 소속의 인 카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런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거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리의 연구 결과는 건강을 위해서는 설탕이 첨가된 음료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1989년 시작된 ‘미국 간호사 건강 연구’ 프로젝트에 등록한 25~42살 여성 간호사들의 식생활 설문조사 결과와 건강 기록을 분석했다. 이 연구에 참여한 간호사들은 2년에 한번씩 생활 방식과 의료 기록을 보고했고, 식생활에 대해서는 4년마다 설문조사에 응했다. 분석 대상 중 대장암 초기 진단을 받은 사람은 109명이었고 이 가운데 16명은 매일 500㎖ 이상의 단 음료를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과학자들은 단 음료가 대장암의 직접 원인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자료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대장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가공된 육류, 섬유질 적은 음식, 흡연, 음주, 비만 등이 있는 만큼, 단 음료만으로 대장암 발병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다만, 2019년 프랑스에서 10만여명을 대상으로 9년 동안 3300가지의 음식 섭취량을 조사한 결과, 콜라나 오렌지주스처럼 당분이 많은 음료가 각종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영국 애스턴대학의 영양학자 두에인 멜러 박사는 “단 음료를 줄이면 대장암 위험을 어느 정도 낮출 여지가 있겠지만, 전반적인 식생활을 개선하지 않으면 그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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