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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흑인 300명 앗아간 털사 학살 100주기…바이든, ‘추모의 날’ 선포

등록 2021-06-01 12:39수정 2021-06-02 02:31

1921년 5월31일~6월1일 인종 대학살
바이든 “아직도 공포와 고통 느껴져…
인종주의 뿌리뽑자고 미국인들에 촉구”
31일(현지시각)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열린 ‘털사 인종 대학살’ 100주기 추모식에서 이 참사의 생존자 비올라 플레처(107)가 꽃을 들고 있다. 털사/AFP 연합뉴스
31일(현지시각)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열린 ‘털사 인종 대학살’ 100주기 추모식에서 이 참사의 생존자 비올라 플레처(107)가 꽃을 들고 있다. 털사/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각) 수백명의 흑인 희생자를 낸 ‘털사 인종 대학살’ 100년을 맞아 이날을 100주기 추모의 날로 선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어 “엄숙한 털사 인종 대학살 100주기인 오늘, 나는 미국 국민들에게 우리나라 인종 테러의 깊은 뿌리를 되돌아보고 나라 전체에 걸쳐 있는 조직적인 인종주의를 뿌리뽑는 일에 다시 헌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털사 대학살은 1921년 5월31일부터 6월1일까지 오클라호마주 털사 그린우드에서 백인 폭도들이 수백명의 흑인을 살해한 사건으로, 미 역사상 최악의 인종 폭력 사건으로 꼽힌다. 당시 19살이던 딕 롤랜드라는 흑인 남성 구두닦이가 17살 백인 여성 엘리베이터 안내원 사라 페이지를 공격한 혐의로 구금되자, 흑인과 백인들이 맞서다가 총격이 발생해 1박2일간의 참사로 치달았다.

그린우드는 ‘블랙 월스트리트’로 불릴 정도로 부유한 흑인 동네였으나 백인 폭도들이 저지른 이틀간의 방화와 약탈, 학살로 폐허가 됐다. 최대 300명의 흑인이 숨지고 가구 1250채가 불탔으며 약 1만명이 집을 잃었다. 당시 오클라호마주 대배심은 이 사건을 촉발한 직접적인 원인으로 롤랜드를 보호하려던 흑인 남성 무리를 지목했으나, 오클라호마주 조사위원회가 2001년 조사결과를 보고하면서 80년 만에 진상이 확인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100년 전 폭력적인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오클라호마주 털사 그린우드의 번성하던 흑인 거주 지역을 습격하고 폭격을 가하고 파괴했다”며 “가족과 아이들은 냉혹하게 살해됐고 집과 기업, 교회가 불에 탔다”고 사건의 실체를 인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털사 학살의 생존자인 비올라 플레처(107)와 휴스 밴엘리스(100) 남매, 레시 베닝필드 랜들(106)을 거명하면서 “이들 생존자와 희생자의 후손, 그리고 이 나라에게 우리는 결코 잊지 않겠다고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린우드 파괴의 공포와 고통이 지금도 느껴진다”며 “연방정부는 흑인 공동체로부터 부와 기회를 박탈하는 데 있어서 해온 역할을 생각하고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적으로 빈곤한 지역의 상업 지원 등 인종 불평등 해소에 전념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털사에서는 31일 생존자 등이 모여 추모식을 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 털사를 방문해 생존자들을 만나고 연설한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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