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의 코로나19 봉쇄 완전 해제가 다음달로 4주 가량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런던에서 열린 ‘유로 2020’ 잉글랜드 대 크로아티아 축구 경기장에서 잉글랜드 축구팬들이 응원하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빠른 백신 접종 덕분에 감소세를 보이던 영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로 돌면서 봉쇄 조처 완전 해제가 다음달로 4주 가량 연기될 전망이라고 <비비시>(BBC) 등 영국 언론들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집계 기준으로 영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지난 10일 이후 계속 7000명을 넘어섰다.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오는 21일에는 하루 확진자가 1만5천명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비비시>는 전망했다. 특히, 아직 백신 접종을 받지 못한 젊은층을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될 위험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영국은 13일 현재, 국민의 62%가 적어도 백신을 한 차례 맞는 등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정부가 21일 바이러스 확산 차단을 위한 봉쇄 조처를 완전히 해제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최근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널리 퍼져나가면서 상황이 다시 나빠졌다. 영국 신규 확진자 가운데 델타 변이 감염자는 지난달 말 전체 신규 감염자의 75% 수준에 이르렀고, 최근 90%까지 높아졌다.
이에 따라 보리스 존슨 내각은 모든 봉쇄 조처 해제를 21일 이후로 미루기로 했고, 정부 관계자들은 현재의 방역 규칙이 4주 더 연장될 것이라고 전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일간 <가디언>도 존슨 총리가 봉쇄가 모두 풀리는 ‘자유의 날’ 선언을 한 달 미뤄야 한다고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영국 정부의 봉쇄 해제 연기는 식당 등 접객 업계는 물론 봉쇄 조처에 회의적인 보수당 내 평의원들의 반발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현재 영국 정부는 6명 이하 또는 2가구 이하의 실내 모임, 30명 이하의 실외 모임까지 허용하고 있으며 가능하면 재택근무를 하고 코로나19 증상이 있으면 검사를 받고 집에 머물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방역 조처를 전제로 한 스포츠 경기 관람이나 실내 운동은 허용되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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