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중국 광둥성 타이산 원전이 건설되고 있다. 타이산/AP 연합뉴스
중국과 프랑스가 공동 운영하는 중국 남부 해안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선 기체 누출 가능성이 제기됐다. 프랑스 회사는 “방사선 위협이 임박”했다고 했지만, 중국은 현재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요청으로 사안을 검토하고 있는 미국 정부도 “아직 위기 상황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15일 미국 <시엔엔>(CNN)과 중국 <신랑망> 등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광둥성 타이산 원전에서 지난달 말부터 방사선 기체가 누출되기 시작했다. 중국 회사와 원전을 공동 운영하고 있는 프랑스 원전회사 프라마톰은 지난 8일 미국 에너지부에 타이산 원전에서 방사선 기체가 누출되고 있다며 중국 당국이 원전 폐기를 막기 위해 방사선 수치 허용량을 지속해서 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국이 지정한 허용량을 초과하면 원전을 중단해야 하는데, 계속 가동하기 위해 허용량을 2배까지 올렸다는 것이다.
프라마톰은 원전을 정상 상태로 돌려놓기 위해 미국의 기술 지원을 요청했다. 프랑스 회사가 합작국인 중국이 아닌 미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시엔엔>은 전했다.
일주일 동안 사안을 점검한 미국은 위기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다만, 현재 최악의 상황은 아니지만,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감시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시엔엔>은 전했다.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현재 단계에서 방사선 관련 사고가 발생했다는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타이산 원전 지분 30%를 보유한 프랑스 전력공사(EDF)도 14일 기자회견에서 “안전 범위 안에서 성능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노심이 녹는 사고는 시나리오에 없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앞서 프랑스 전력공사는 타이산 원전 1호기 원자로 냉각 계통 일부에 “특정 비활성 기체의 농도가 증가했다”며 이는 “원자로 운용 과정에 있어서 알려진 현상”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프랑스 전력공사 관계자는 일부 연료봉 코팅 상태가 나빠지면서 기체가 일부 방출됐으나, 다시 회수해 처리됐다고 말했다.
타이산 원전의 중국 운영사인 중국광핵집단공사(CGN)도 14일 성명을 통해 “현재 정기감시 데이터가 타이산 원전과 그 주변 환경이 정상 설정 기준치를 충족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원자로 2기로 운영되는 타이산 원전은 지난 2019년 9월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인구 4500만명인 광저우시와 마카오, 홍콩 등과 100㎞ 정도 떨어져 있고, 대만과는 700~800㎞ 정도 거리에 있다. 중국광핵집단공사가 지분 70%를 보유하고, 프랑스 전력공사가 30%를 갖고 있다. 프랑스 전력공사는 원자로를 설계한 프라마톰의 지분 75.5%를 보유하고 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중국 광둥성 타이산 원전(아래 빨간점). 구글 지도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