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계 주요 인사들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잇따라 제기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15~16일 미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 쏠리고 있다. 뉴욕 증권거래소 모습. 뉴욕/AP 연합뉴스
미국의 금리를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최근의 물가 상승세를 일시적이라고 보는 가운데 미 금융계 ‘큰 손’들이 잇따라 인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런 발언은 금리 문제를 다룰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나와, 연준이 이 회의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
미 최대 투자은행 제이피(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는 14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 주최 원격 콘퍼런스에서 금리 상승을 기대하며 현금 5천억달러(약 550조원)를 쌓아두고 있다고 밝혔다고 온라인 경제 매체 <마켓워치> 등이 전했다. 다이먼은 “우리는 당분간 금리가 낮은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연준도 이렇게 말해왔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우리 회사의 대차대조표를 보면 5천억달러를 현금으로 갖고 있다는 걸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실, 우리는 고금리에 대비한 투자 기회를 보면서 현금을 점점 더 많이 쌓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이먼 최고경영자는 자신들의 투자 계획이 “6개월에서 9개월 사이에 이뤄질 결정”에 달려있다면서도 “하지만, 당장 금리가 오르고 물가도 상승하는 걸 보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운용자인 폴 튜더 존스도 이날 <시엔비시>(CNBC) 방송에 출연해 연준이 정책을 느슨하게 유지하고 물가 상승을 용인하면서 스스로 신뢰성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가 이미 달아오르고 있다”며 “연준이 최근의 각종 (통계) 수치를 예사롭게 여긴다면 이는 인플레이션 관련 거래에 강하게 투자하라는 ‘녹색 신호등’인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연준이 현재 미국 경제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한다면 “인플레이션 관련 거래에 모든 걸 걸고, 원자재·가상화폐·금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물가 상승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5월 ‘소비자 기대’ 여론 조사 결과, 앞으로 3년 동안 물가 상승 기대치 평균이 3.6%로 나타났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전했다. 이는 한달 전보다 0.5%포인트 높아진 것이며, 약 8년 사이 최고치다. 앞으로 1년 사이 물가 상승 예상치는 4.0%로, 2013년 이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였다.
한편, 연준은 15~16일 금리 문제 등을 논의할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연다. 금융계와 투자자들은 연준이 이 회의에서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하고 있다. 연준은 그동안 최근의 물가 상승세가 일시적인 현상이며 고용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채권 매입을 줄이거나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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