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왼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15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의 미국·유럽연합 정상회의장에 도착해 걸어가고 있다. 브뤼셀/AP 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인권침해와 홍콩문제 등에 대해 우려하자, 중국이 강하게 반발했다.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 서구권이 중국을 겨냥한 약속이나 발언을 하고 중국은 이에 반발하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샤를 미셸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은 15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미-유럽연합’ 정상회의를 열어 중국과 러시아, 코로나19 문제 등에 대해 협력하자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냈다. 특히 이들은 신장 자치구와 티베트 자치구, 홍콩, 대만, 남중국해 등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대부분의 주제를 꺼내 협력을 약속했다.
중국 쪽은 강하게 반발했다. 유럽연합 주재 중국 대표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중국 대표부는 “케케묵은 냉전 시대의 제로섬 사고로 가득찼다”며 “이렇게 소집단을 만드는 방식은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으로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대만과 홍콩, 신장, 티베트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고 동중국해, 남중국해는 중국의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에 관련된 것이라며 “이런 문제는 중국의 근본이익에 관한 것이라 간섭을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3일과 14일 주요 7개국 정상들과 나토가 중국에 대한 견제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주요 7개국 정상들은 영국 콘월에서 진행된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홍콩 민주화 세력 탄압과 신장 자치구 소수민족 강제노역, 대만과의 갈등 등을 거론하며 대중 공세를 폈다. 이에 영국 주재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신장, 홍콩, 대만 등의 문제에 대해 사실을 왜곡하고 흑백을 전도했다며 “중국에 대한 음해이며 중국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대해 “소집단과 강권 정치로 대립과 분열을 일으켰다. 이는 시대 조류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과 서유럽권의 공동 방위조직인 나토가 중국에 대해 ‘구조적인 도전’으로 규정한 데 대해서도 유럽연합 주재 중국 대표단은 “우리는 시종일관 방어적인 국방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위협론을 과장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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