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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기구·회의

신흥시장 증시 동반급락

등록 2006-05-23 18:50수정 2006-05-24 03:23

인도거래 중단…러시아·터키·브라질도 폭락
미국 등 금리인상 우려에 투기자본 발뺄 조짐
국제금융시장이 연일 출렁이는 가운데 인도, 러시아 등 ‘신흥시장(이머징마켓)’에 큰 불똥이 튀고 있다. 신흥시장 주식시장들은 22일 금리인상 우려 확산에 따라 10일째 내림세가 이어져, 1998년 이후 가장 긴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투기성자금인 헤지펀드들이 시장에서 돈을 빼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펀드들이 신흥시장의 채권시장에서까지 철수하기 시작하면 엄청난 파장이 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인도 주가지수는 한때 10%까지 빠져 거래가 중단된 뒤, 4.2%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또 러시아 주가가 9.1%, 터키가 8.3%, 브라질이 4.5%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인도 주가 하락률은 5월10일 이후 17%, 러시아는 5월6일 이후 25%에 이르렀다. 이들 나라를 포함해 26개국 주가로 구성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마켓지수도 이날 4.6% 빠져, 8억6천만달러가 공중으로 날아가 버렸다. 이머징마켓지수는 이달 8일 이후 15%나 하락했다. 신흥시장의 하락 여파로 이날 유럽 주가도 2% 가까이 떨어졌고, 미국 증시도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신흥시장의 주식시장이 지난 3년 동안 세계 주식시장 가운데 가장 호황을 누렸다며, 이머징마켓지수를 기준으로 이 기간 주가가 거의 200%나 뛰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등의 헤지펀드와 공격적인 뮤추얼펀드 자금이 이들 시장에 몰려든 게 한몫을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덧붙였다. 올들어 지금까지 신흥시장에 유입된 자금은 300억달러로, 지난 한해 200억달러의 1.5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흥시장의 주가급락은, 무엇보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들 국가의 금리가 올라가면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이는 다시 신흥시장 수출상품에 대한 수요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상품시장 하락세도 이들 상품의 주된 생산자가 신흥시장이라는 점에서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헤지펀드 등이 이런 분위기를 외면할 리가 없다. 이미 주식보유 비중을 줄인 헤지펀드들도 적지 않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여기다 일본 엔화를 싸게 빌려 수익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캐리트레이드’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도 신흥시장 주식시장으로서는 악재다. 일본은행이 양적 완화정책을 포기한 데 이어 곧 금리 인상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신흥시장 주식시장의 하락세가 이들 지역의 회사채와 관련 파생상품 시장에 어떻게 파급되느냐에 따라 세계금융시장이 받는 영향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직까지 회사채 시장 등에 끼치는 파장이 크진 않지만 상황이 급전해 파장이 커지면 세계 금융시장은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인도 등 신흥시장의 경제 펀더멘틀이 비교적 양호하다며 조만간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낙관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이경 선임기자, 외신종합 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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