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의장성명 초안 회람
힐, 다시 베이징으로…후진타오 “상황 악화조처 반대”
북한과 중국이 11일 평양에서 6자 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이날 베이징을 전격적으로 방문하는 등 북-중-미가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연쇄접촉을 벌였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중국을 방문한 양형섭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중국은 한반도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어떤 조처도 반대한다”며 “관련 당사자들이 한반도 안정에 유익하게 행동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후 주석이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직접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이 추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반대의 뜻과 함께 북한에 대해서도 6자 회담에 나올 것을 강력히 촉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힐 차관보는 이날 오후 도쿄에서 기존 일정을 취소하고 베이징을 다시 찾아 중국 외교부와 북-중 협의 내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힐 차관보는 이날 오후 베이징공항에서 “(중국의) 요청을 받고 왔다”며 “중국이 아주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매우 중대한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10일 북-중 우호협력조약 체결 45돌 기념행사의 중국 대표단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한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은 이날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회담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일부 언론의 조기 귀환 보도와는 달리 평양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명보>는 11일 왕광야 유엔 주재 대사가 “(유엔 안보리의) ‘의장 성명’으로 일본이 제출한 결의안을 대신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방안”이라며 의장성명 초안을 회람시켰다고 전했다. 이 ‘의장 성명’ 초안은 러시아가 지지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미·일이 대북 결의안 표결을 피할 수 있는 방안으로 △북한을 제재하지 않는 대신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유예하고 △6자 회담에 무조건 복귀하도록 하는 것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 안보리의 표결이 연기된 데 대해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 장관은 10일(워싱턴 현지시각) “중국 대표단의 북한 방문은 어느 정도 전망이 있고, 우리는 이것이 완료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탕자쉬안 외교담당 국무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신화통신>은 이 통화에서 탕 국무위원이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중국은 한반도 평화·안정 수호를 견지할 것이며, 6자 회담 재개를 추진해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실현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했다. 베이징 뉴욕/이상수 박찬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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