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A 일부 해제 보도…중·북 여론탐지용 지적
6자 회담을 1년 이상 헛돌게 하고 있는 핵심 쟁점인 ‘방코 델타 아시아’(BDA·비디에이)의 북한 동결 계좌 해제 여부가 20일 밤~21일 오전 논란이 됐다.
발단은 〈한국방송〉과 〈연합뉴스〉가 20일 밤 최근 중국이 비디에이의 북한 동결 계좌 일부를 해제해 정상적인 입출금을 할 수 있도록 했다는 한 대북 소식통의 발언을 베이징발로 보도한 것이다. 기사 비중의 차이는 있었지만 대부분의 한국 언론을 이를 다뤘다.
〈한겨레〉도 〈연합뉴스〉를 인용해 2면에 2단 기사로 실었다. 대북 소식통의 전언이 사실이라면, 다음 달 초순 열릴 예정인 6자 회담의 논의에 속도가 붙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중국이 비디에이의 북한 동결 계좌 일부를 해제해 입출금이 이뤄지고 있다는 대북 소식통의 전언은 사실은 아니었던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우선 비디에이에 대한 관할권을 지닌 마카오 금융 당국이 관련 보도 내용을 공식 부인했다. 또 중국을 뺀 대부분의 관련 당사국 정부 관계자들이 직·간접으로 이런 사실을 부인했다.
헨리에타 라우 마카오통화기구(MAM) 부총재는 21일 “현 시점까지 우리의 정보는 그들(북한) 자산이 동결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라우 부총재는 북한 계좌 동결 해제 시점에 관한 지시를 받은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베이징 북한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이날 “그(비디에이) 문제가 현재 초점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중국이 비디에이 동결 계좌의 일부를 해제했다는) 보도는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관련국 정부에 확인해본 결과, 관련 사실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6자 회담 관련 사항에 밝은 정부의 한 당국자는 “최근 (17일 베트남 하노이) 한-미 정상회담에서나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와 만났을 때도 비디에이에 관한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미국 쪽 당국자들은 취재진의 잇단 질문 공세에 ‘미국식 원론’을 언급하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쪽에 직접 물어봐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몰리 밀러와이즈 미 재무부 대변인도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비디에이에 있던 북한 자금의 동결은 중국 마카오 당국에 의해 이뤄진 만큼 동결 해제 역시 마카오 당국 소관”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비디에이 북한 동결 계좌 해제설’은 전혀 근거없는 보도였을까? 이와 관련해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지난주 중국 정부가 비디에이와 거래하는 북한 기업인들을 불러 (비디에이 북한 동결 계좌의) 해제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보도를 두고, 중국 또는 북한이 여론 탐지용으로 띄운 애드벌룬이 아니겠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베이징 북한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사실이라기보다는) 예측 보도로 본다”면서도 “그 문제를 푸는 데 복잡한 사정이 있는 것 같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제훈 기자,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nomad@hani.co.kr
미국 쪽 당국자들은 취재진의 잇단 질문 공세에 ‘미국식 원론’을 언급하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쪽에 직접 물어봐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몰리 밀러와이즈 미 재무부 대변인도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비디에이에 있던 북한 자금의 동결은 중국 마카오 당국에 의해 이뤄진 만큼 동결 해제 역시 마카오 당국 소관”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비디에이 북한 동결 계좌 해제설’은 전혀 근거없는 보도였을까? 이와 관련해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지난주 중국 정부가 비디에이와 거래하는 북한 기업인들을 불러 (비디에이 북한 동결 계좌의) 해제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보도를 두고, 중국 또는 북한이 여론 탐지용으로 띄운 애드벌룬이 아니겠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베이징 북한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사실이라기보다는) 예측 보도로 본다”면서도 “그 문제를 푸는 데 복잡한 사정이 있는 것 같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제훈 기자,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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