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차기 유엔 사무총장이 15일 새벽(한국시각) 유엔본부에서 열린 취임선서식에서 선서하고 있다. 뉴욕/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국제분쟁’ 무거운 실타래 쏟아지다
‘반기문 유엔시대’ 세계의 눈 쏠려
“다르푸르 사태등 해법 찾아갈 것”
‘반기문 유엔시대’ 세계의 눈 쏠려
“다르푸르 사태등 해법 찾아갈 것”
“나 반기문은 충성을 다해 분별력과 양심을 갖고 유엔 사무총장으로 나에게 부여된 임무를 다할 것을 엄숙히 선서한다.”
15일 새벽(현지시각 14일 오전) 뉴욕 유엔본부의 총회 회의장에서 취임선서를 하는 반기문 유엔 8대 사무총장의 목소리에선 긴장과 결의가 함께 묻어났다. ‘반기문 사무총장 시대’ 개막을 지켜보기 위해 모인 세계 각국 대표들 앞에서, 왼손은 유엔 헌장에 얹고 오른 손을 든 채 엄숙히 선서를 함으로써 그는 ‘영광’과 ‘고민’이 교차하는 유엔 사무총장의 막중한 자리로 들어섰다.
그는 취임식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세계에서 몰려든 기자들과 마주했다. 빗발친 질문 속에선 그가 씨름해야 할 만만치 않은 과제들의 무게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 3년 동안 20만이 숨지고 200만명을 난민으로 만든 수단의 다르푸르 사태와 이라크와 레바논, 팔레스타인 등 중동 곳곳을 휩쓰는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사무총장으로서 어떤 구실을 할 것인지에 대부분의 질문이 집중됐다, 미국과의 관계, 북핵문제 등에 대한 난제들도 날라왔다.
반 총장은 “다르푸르인들의 고통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하면서 “다르푸르 분쟁 해결을 위해 직접적, 개인적 노력을 다할 생각이며, 아프리카연합과 수단 정부, 다른 관련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1월말 아프리카정상회담에 참석해 다르푸르 등 분쟁들에 대한 해법을 아프리카 지도자들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북핵문제에 대해선 “18일 재개되는 6자회담이 진전을 이루길 바란다. 북핵문제는 중요한 국제적 과제이며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협상 진전을 지켜보면서 나름의 역할을 준비하겠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사무총장의 역할은 보완적이며, 직접 문제를 맡고 있는 6자회담 참여국, 안보리와 긴밀히 협의하겠다. 대북 특사임명 문제도 이들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무총장을 돕는 유엔 2인자인 새 사무부총장에 가능한 한 여성을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한국 기자들을 만나 “취임선서까지 해놓고 취임까지 17일 밖에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기쁨, 영광이란 생각보다는 막중한 책임감 때문에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한국적 자산과 경험을 통해 한국인의 우수함을 드러내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덧붙였다. 그는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3~4일 동안 일시 귀국해 노무현 대통령 등을 만나고 취임을 앞둔 충전 기회를 가질 예정이다.
뉴욕/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뉴욕/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