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탐색전 치열…BDA 실무회의 병행
6자 회담이 18일(현지시각) 13개월 만에 베이징 조어대 17호관 방비원에서 재개된다. 이번 회담에서는 미국의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 계좌 동결 문제를 논의할 북-미 금융 실무그룹 회의도 동시에 열린다.
한국과 북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회담 참가국들은 17일 다양한 양자 접촉을 통해 회담 진전 방안을 협의했다. 한국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회담을 실질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한 각국의 복안을 교환했다”며 “짧은 기간에 해결 방안을 찾기가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북-미는 이날 방코델타아시아 계좌 동결 등 대북제재 해제 문제를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이날 베이징 공항에서 “대북제재 해제 문제는 북한에 달렸다”며 “북한이 비핵화할 때까지 유엔 안보리 결의가 유효하다는 것을 북한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회담의 목표는 9·19 공동성명의 이행에 진전을 보는 것”이라며 “우리는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16일 베이징에 도착한 뒤 기자들에게 “저번 조-미 베이징 접촉에서 미국 쪽에 우리 요구를 이야기했고, 미국은 이를 알고 갔다”며 제재 해제가 9·19 공동성명 이행의 ‘선결조건’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이날 회담장인 조어대에서 각국 수석대표들을 초청해 만찬을 베풀었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중국은 이번 회담이 북-미 사이에 신뢰를 쌓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북한 핵문제를 풀자면 각국의 냉정한 태도와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코델타아시아 문제를 논의할 북-미 금융 실무그룹 회의는 6자 회담과 별개로 조어대에서 열린다. 미국 쪽에선 도널드 글레이저 재무부 테러자금 지원 및 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가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북한 6자 회담 대표단에도 방코델타아시아 담당 실무자가 포함돼 있다고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마카오 정부가 10월18일 법적으로 가능한 한 북한의 자산 동결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미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이제훈 기자, 도쿄/박중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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