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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기구·회의

탄소 뿜어대며 CO2 감축회의?

등록 2009-12-09 13:42

자가용비행기 140대…리무진 1200대…
“몽땅 위선자들이야!”

지난 5일(현지시각)치 <텔레그래프>의 기사 밑에 달린 성난 댓글 중 하나다. ‘1200대의 리무진과 140대의 개인 전용 비행기, 캐비어’란 제목의 문제의 기사는 곧바로 전세계 매체들이 받아쓰면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기사는 ‘세계를 구하기 위한 정상회의’를 슬로건으로 내건 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의 ‘위선’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마이켄 프리스 요르겐센은 이번 총회가 열리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가장 큰 리무진 대여업체의 전무다. 그는 <텔레그래프>에 “우리는 이번 회의가 기후회의인 탓에 많은 차가 필요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지금 수요를 충당할 만큼 충분한 리무진을 확보하지 못해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코펜하겐엔 이미 1200대가 넘는 덴마크 전역의 리무진이 몰려들었다.

회의 주최쪽에서 홍보한 유기 폐기물에서 추출된 에탄올을 연료로 한 리무진은 다섯 대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모두 휘발유와 디젤을 사용하는 자동차들이다. 모두 192개국에서 온 105명의 정상과 1만5000명의 대표단, 기업인, 유명 연예인들이 12일 동안 타고 다닐 이동수단의 일부다. 이들을 태우고 올 개인 전용 비행기만도 140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회의로 배출될 이산화탄소가 약 4만1000t으로, 인구 15만명인 영국 북동부의 미들즈브러시가 같은 기간에 배출할 탄소량과 맞먹는다고 전했다.

에너지 과소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코펜하겐 회의의 이면은 화려함으로 가득하다. 하룻밤 650파운드(약 123만원)를 웃도는 비싼 호텔방들은 모두 동났다. 회의의 식탁엔 최고급 요리인 푸아그라(거위 간), 캐비아(철갑상어 알), 가리비가 오른다. 기후변화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데릴 해나, 헬레나 크리스텐센 등 환경론자들로 유명한 배우들도 출동할 예정인데, 이들이 기차나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는 소식은 아직 없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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