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누군가에 의해 이파리가 잘린 뒤 ‘긴급수술’을 받은 직후의 무 모습
‘아스팔트 뚫은 생명력’에 일본열도 감동
끝내 사그러들자 언론·시민사회 ‘아쉬움’
끝내 사그러들자 언론·시민사회 ‘아쉬움’
“위독상태에 빠진 근성 있는 무 ‘다이짱’의 간병을 계속하고 있는 효고현 아이오이시 당국이 2일 자력갱생을 단념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3일치 일본 <마이니치신문>의 기사는 ‘다이짱’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무를 둘러싼 일본 사회의 한바탕 소동을 전했다. 신문은 마치 유명스타의 죽음이라도 된듯 “강한 생명력으로 (사람들에게) 생기를 가져다주어 감동의 물결을 넓혀나가 전국권의 지명도를 획득했던 ‘다이짱’이 드디어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고 ‘애도’했다. 시에서는 이 무의 복제품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앞서 텔레비전의 몇몇 저녁 뉴스프로그램은 하얀 가운을 입은 과학자들이 무를 조심스럽게 진료하는 모습을 주요 뉴스로 전달하기도 했다고 <비비시방송>은 전했다.
이 무는 지난해 8월 아이오이시 주택가 아스팔트 도로 위를 뚫고 자라고 있는 것이 주민들에게 발견된 이후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해 11월 누군가에 의해 이파리 부분이 뜯겼다 되돌아온 뒤에는 시가 담당직원까지 정해 이파리 부분을 ‘수경재배’로 정성껏 보살폈다. <비비시방송>은 “일본 대중들은 (물개 등) 곤경에 처한 동물들에게서 자주 감동을 받곤 하지만, 채소에 불과한 것에 이러한 열정을 쏟는 것에 대해 논평자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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