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 후쿠시마 발전소 7시간30분간 제어불능…기록 전혀 없어
일본 원자력 발전소에서 과거 감춰진 임계사고가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3호기에서 1978년 11월2일 실수로 핵분열이 일어나는 임계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발전소 운영 회사인 도쿄전력이 22일 밤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도쿄전력은 “정기점검 중에 원자로 압력용기의 수압시험을 준비하던 중 사고가 발생해 137개의 제어봉 중 5개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이에 따라 원자로 중심의 일부가 핵반응을 일으키는 임계상태가 7시간30분 지속된 것 같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다고 강조했으나, 운전일지 등에 사고내용이 일절 기재되지 않는 등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
앞서 호쿠리쿠전력은 시가원전 1호기에서 1999년 발생한 임계사고를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기도 했다.
〈아사히신문〉은 “7시간이나 임계상태에 빠진 중대사태가 30년 가까이 왜 공표되지 않았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하고 “이 사고를 교훈으로 삼았다면 그 이후의 제어봉 탈락사고와 1999년 호쿠리쿠전력 시가원전 1호기 임계사고는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에서는 원전의 제어봉이 빠지는 사고가 모두 8건 발생했다.
임계상태는 오작동 등 예기치못한 원인으로 원자로가 제어불능 상태에 빠져 핵분열의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조기에 정지시키지 못하면 방사선이나 열이 대량 방출돼 인체 및 기기에 손상을 주는 심각한 사태로 발전하기 때문에 원전 운영 때 가장 경계해야 하는 사태이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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