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극우 정치인인 이사하라 신타로(74) 도쿄지사가 3선에 성공해 또다시 4년간 도쿄 도정을 이끌게 됐다. 그는 “한·일 합방은 조선인의 선택”이라는 등의 망언을 일삼으며 우경화의 선봉에 선 인물이다.
8일 일본 도쿄 등 13개 광역지방자치단체장과 삿포로 등 4개 정부지정시 시장, 지방의원들을 뽑는 지방선거에서 이시하라는 출구조사 결과 50% 이상의 지지로 일찌감치 당선이 확정됐다고 <엔에이치케이> 방송이 보도했다.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연립여당과 제1야당인 민주당이 조직적으로 후보들을 지원하며 맞붙은 5개 도·현지사 선거 결과는 3 대 2로 연립여당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홋카이도·후쿠오카에서는 연립여당이, 이와테와·가나가와에서는 민주당이 이겼다.
도쿄도지사 선거의 상징성에다 이번 선거가 7월 참의원선거의 전초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결과는 지지율 하락에 허덕이는 아베 신조 총리 정권에게 일단 자신감 회복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설가 출신인 이시하라는 8년간의 도정 경험에 따른 높은 인지도와 여당 조직표를 무기로, 민주당과 사민당이 지원한 전 미야기현 지사인 아사노 시로와 공산당이 민 요시다 만조 후보를 가볍게 제쳤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안심·안전한 도쿄 만들기와 도쿄올림픽 개최’로 표심에 호소했다.
이시하라는 소수자 집단을 무시하는 발언과, 아들을 도정사업에 끌어들이는 등 도정을 사유화한다는 비판에 부닥쳐 어려운 선거전을 예상했지만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는 일본 사회의 보수화 바람을 타고 손쉽게 3선에 성공했다. 그는 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도민 여러분의 양식과 도지사로서의 실적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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