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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휘청이던 ‘아베’ 기력 되찾나

등록 2007-04-23 21:10

오키나와현 참의원 보궐선거에서 22일 연립여당 후보인 시마지리 아이코(42·왼쪽 두번째) 전 나하 시의원이 박빙의 승리를 확인한 뒤 지지자들과 만세를 부르고 있다. 나하/AP 연합
오키나와현 참의원 보궐선거에서 22일 연립여당 후보인 시마지리 아이코(42·왼쪽 두번째) 전 나하 시의원이 박빙의 승리를 확인한 뒤 지지자들과 만세를 부르고 있다. 나하/AP 연합
참의언 보궐선거 ‘1승1패’ 선전

야당 의석인 오키나와 빼앗아 ‘전초전’ 사실상 승리
7월 64석만 얻으면 과반…“본선은 또달라” 경계도

인기가 곤두박질치며 정국 장악력을 상실하던 아베 신조 일본 자민당 정권이 다시 기운을 차리고 있다.

정권의 운명이 걸린 7월 참의원 선거의 전초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22일 참의원 보궐선거에서 여당과 야당이 나란히 1승1패를 기록했다. 표면적 결과는 비겼다. 그렇지만 보궐선거가 치러진 후쿠시마와 오키나와현 모두 야당이 의석을 보유하고 있던 곳이다. 오키나와에서 승리한 자민·공명당 등 여당이 선전한 셈이다.

후쿠오카현에선 일찌감치 민주당의 마시코 테루히토(59) 쪽으로 대세가 기울었다. 이에 비해 오키나와에선 선거 막판 민주·사민·공산당이 연합공천한 야당 후보가 맹추격을 펼쳐 박빙의 양상을 보였기 때문에 여당의 선전이 더욱 돋보였다.

오키나와 현지를 두 번이나 방문하는 등 총력전을 펼친 아베 총리는 선거 직후 “잘 됐다”며 안도의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오키나와에서도 패했더라면 그의 당내 구심력 저하는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었다. 보선 결과 7월 참의원 선거의 승패 기준선에도 약간 변동이 생겼다. 아베 정권으로선 생존의 하한선인 과반수 유지를 위해 121석 가운데 64석만 건지면 된다. 보선에서 완패했을 때에 비해 하한선이 1석 줄어들게 됐다. 여당은 지난해 11월 현지사 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오키나와에서 승리함으로써 현안인 미군 후텐마 비행장의 이전계획도 탄력을 받게 됐다.

이번 보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7월 ‘본선’에서 아베 정권을 무너뜨릴 작정이었던 오자와 이치로 체제의 민주당은 선거전략에 차질을 빚게 됐다.‘선거의 귀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오자와 대표는 세 번이나 지원유세를 벌인 오키나와에서 패배해 체면을 크게 구기게 됐다. 오자와 대표는 ‘격차(양극화) 시정’을 선거이슈로 내세웠으나 유권자들을 충분히 파고들지 못했다. 2004년 80%나 챙겼던 부동층 표를 이번엔 55~60%밖에 얻지 못한 점도 패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보선결과가 반드시 본선의 향방을 점칠 수 있는 ‘선행지수’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요미우리신문>은 분석했다. 보선은 기본적으로 투표율이 낮아 조직표가 탄탄한 여당이 유리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실제 1989년 이후 중·참의원 선거가 있던 해의 보궐선거를 분석해보면, 한번을 제외하고 모두 자민당이 승리했다.

한편, 선거를 불과 5일 앞두고 조직폭력단 간부가 쏜 흉탄에 쓰러진 현직 나가사키 시장의 후임을 뽑는 선거에서는 시 통계과장 출신인 다우에 도미히사(50) 후보가 이토 시장의 사위인 요코오 마코토(40)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정치세습에 대한 나가사키 시민들의 반감이 선거 결과를 좌우했다고 풀이된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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