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전 ‘남매 실종사건’ 관련
의장등 간부 3명 출두요구
의장등 간부 3명 출두요구
지난 1973년 일본에서 행방불명된 북한 국적 어린이 2명의 실종 사건을 수사 중인 일본 경찰은 25일 이들을 납북한 혐의를 받고 있는 여성(55)의 도쿄 자택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산하 단체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도쿄 경시청과 효고현 경찰로 구성된 합동수사본부는 총련의 서만술 의장과 허정만·남승우 부의장 등 간부 3명에게도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에 응할 것을 요구하는 출석 요구서를 발송했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을 보면 이날 가택수색을 받은 여성은 주범 격인 다른 여성 공작원(59)과 함께 이들 어린이를 후쿠이현 해안에서 북한 공작선에 태워 북한으로 보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여성 공작원은 1979년 5월 출국해 현재 북한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경찰은 서만술 의장 등이 사건 당시 총련 중앙본부 조직국 등에 근무해 이 사건과 관련돼 있다며 출석 요구서를 보내고 총련 산하 단체들을 수색했다. 정부의 납치문제 해결을 측면 지원하기 위해 총련 관련 단체와 동포들에게 고강도 압박을 가하고 있는 일본 경찰청은 최근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남성과 일본인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이들 남매가 74년 북한에 납치됐다고 단정해 발표했으며, 이날 총련 산하 단체에 대한 수색에 나섰다. 서 의장 등은 현재 일본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경찰이 범죄 사실과 관련해 총련 지도부에 대해 직접 수사에 나선 것은 55년 총련 창립 이후 처음이다. 총련 중앙본부는 이날 성명을 발표해 “30년 전 일을 납치사건으로 날조해 강제수색한 것은 아베 신조 총리의 방미를 앞두고 납치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일본 당국의 계획적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일본 정부가 납치피해자로 인정한 사람은 이들 남매를 포함해 모두 19명이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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