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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아베, 벌써부터 ‘거취’ 놓고 갑론을박 신세

등록 2007-06-25 21:30

‘퇴진 마지노선 몇석?’ ‘과반 미달땐 책임’
자민당 참의원 패배 확실시로 총리 낙마가능성 높아져

다음달 29일로 확정된 일본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일본에서는 벌써부터 아베 신조 총리의 선거 뒤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집권 자민당의 패배가 확실시돼 아베 총리의 낙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연금 기록의 부실관리와 측근인 마쓰오카 도시카쓰 농림수산상의 돌연한 자살 등 끊이지 않는 추문으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28~36% 수준까지 떨어지자 아베 총리의 패배는 기정사실이 되는 분위기다. 아베 총리는 선거 날짜를 일주일 연기하면서까지 상황 반전을 노리고 있으나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다.

참의원 선거의 초점은 이미 ‘어느 당이 이기느냐’ 또는 ‘승패의 기준이 어디냐’에서 ‘아베 총리의 퇴진 마지노선이 몇석이냐’로 옮겨가고 있다. 아베 총리는 24일 〈엔에이치케이〉 방송에 출연해 “(자민당 총재라는) 최고책임자로서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다”며 여당 패배 때의 책임론에 대해 언급했다. 그렇지만 자신의 퇴진 여부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자민당에선 그동안 집권여당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아베 총리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승패 라인은 과반수다”(아오키 미키오 자민당 참의원 의원회장) “과반수에 미달하면 (당 집행부는) 일제퇴진이다”(야마자키 다쿠 전 간사장) 등 과반수 확보와 아베 총리의 퇴진을 연계해야 한다는 게 일종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최근 과반수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자 자민당 주류세력에서 총리 계속 기용론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 아베 총리의 측근인 나카가와 히데나오 간사장은 24일 〈텔레비전아사히〉의 보도프로그램에 출연해, 아베 총리의 선거 패배 책임에 대해 “참의원 선거는 정권의 중간평가 선거이기 때문에 과반수를 유지하지 못한다고 해도 퇴진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베 정권에 우호적인 〈산케이신문〉은 “자민당의 획득 의석이 40석대 전반일 경우 당내에서 책임론이 한꺼번에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퇴진 마지노선을 낮춰 잡았다. 40석대 중반이면 퇴진 여부가 미묘한 상황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과반수에 못미치더라도 아주 크게 지지않는 한 퇴진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전체 의석(242)의 절반을 다시 뽑는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현재 보유한 13석을 유지한다는 것을 전제로 최소 51석을 얻어야 과반수를 확보할 수 있다.

일본 강경우파들이 ‘아베 지키기’에 주력하고 있으나, 이번 선거에서 집권당이 과반수 확보에 실패하면 정국 운영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아베 총리 퇴진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자민당은 1988년과 98년 참의원 선거에서 과반수를 지키지 못해 총리들이 퇴진하는 악몽을 겪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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