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벌안배 인사 입길
일본에서 온건 현실 보수주의 노선인 후쿠다 야스오(71) 정권이 출범했다. 후쿠다는 23일 강경 우파인 아소 다로 간사장을 누르고 자민당 총재에 당선된 데 이어 25일 국회에서 아베 신조의 후임 총리로 지명됐다.
후쿠다 야스오의 아버지 후쿠다 다케오는 1976~78년 일본 총리를 역임한 바 있어 일본에서 최초의 부자 총리가 탄생했다. 후쿠다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반대, 대북 대화 필요성 등 고이즈미 준이치로-아베 신조 총리 때와는 다른 아시아 중시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후쿠다 총리는 24일 실시된 자민당 간부 인선에서 아베 정권에서 소외됐던 온건파 다니가키 사다카즈 전 재무상과 고가 마코토 전 간사장을 각각 자민당 정조회장과 선거대책위원장에 중용했다. 그러나 총재선거 과정에서 9개 당내 파벌 중 8개 파벌의 지원을 받고 당선된 후쿠다 총리는 당간부 및 조각에서 파벌 회장 6명을 주요 각료·당간부에 중용하는 파벌안배의 논공행상 인사를 보였다. 또한 전체 17명의 각료 중 두 명만을 교체하는 필요 최소한의 조각을 단행했다. 후쿠다 총리는 25일 밤 기자회견에서 내각의 성격에 대해 ‘배수의 진 내각’이라고 이름붙이고 “한발이라도 잘못 나가면 자민당은 정권을 잃어버린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총재 선거에서는 절대 열세라는 예상과 달리 40% 가까운 표(197표)를 얻은 아소 전 간사장은 후쿠다 총리의 입각 제의를 뿌리쳐 ‘포스트 후쿠다’를 노리는 모습이다.
외교통상부는 26일 성명을 내어 후쿠다 총리의 선출에 축하를 보내고 “후쿠다 새 내각 발족을 계기로 앞으로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로 더욱 발전되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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