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다 야스오(71) 일본총리가 24~25일 단행된 당직인선과 조각에서 파벌영수를 6명이나 대거 전면배치하고 각료 교체를 2명으로 최소화하는 등 별다른 자기 색깔없는 인사를 단행했다.
후쿠다 총리는 24일 실시된 자민당 간부 인선에서 아베 정권에서 소외됐던 온건파 다니가키 사다카즈 전 재무상과 고가 마코토 전 간사장을 각각 자민당 정조회장과 선거대책위원장에 중용했다. 그러나 총재선거 과정에서 9개 당내 파벌 중 8개 파벌의 지원을 받고 당선된 후쿠다 총리는 당간부 및 조각에서 파벌 회장 6명을 주요 각료·당간부에 중용하는 파벌안배의 논공행상 인사를 보였다. 또한 전체 17명의 각료 중 두 명만을 교체하는 필요 최소한의 조각을 단행했다. 후쿠다 총리는 25일 밤 기자회견에서 내각의 성격에 대해 ‘배수의 진 내각’이라고 이름붙이고 “한발이라도 잘못 나가면 자민당은 정권을 잃어버린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파벌 논공행상 인사라는 비난을 무릅쓴 이번 인사는 그가 놓인 당 안팎의 어려운 처지를 잘 보여준다. 민주당 등 야당이 중의원 해산을 겨냥한 정치공세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각료들을 대거 교체하기 어려운 사정도 반영됐다. 기본적으로 후쿠다 정권은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중의원을 해산해 국민의 심판을 물어야 하는 ‘선거관리 내각’의 성격을 띠고 있다. 아베 정권에서 정치자금문제로 각료들이 잇따라 낙마해, 검증된 인사위주로 가자는 심리도 작용했다. 간사장에 유력했던 고가 마코토와 다니가키 사다카즈 등 온건파를 다른 당직으로 돌리고 뜻밖에 이부키 분메이 문부상을 기용했다. 아소가 총재선거에서 거둔 40% 가까운 표를 의식했다는 분석이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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