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요가 등 과목개설 붐
일본 대학 캠퍼스에서 ‘체육’ 바람이 불고 있다.
1990년대 체육을 필수과목으로 삼은 대학이 절반에 미달했으나, 2005년 71%로 늘어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 보도했다. 대학들이 운동부족에다 타인과의 소통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늘어나자 “신체뿐 아니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체육 과목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체육 수업의 내용에도 요가와 워킹 등 학생들의 수요가 많은 운동이 추가되고 있다.
게이오대학 히요시 캠퍼스(요코하마)는 대학 주변의 약 5㎞ 코스를 걷는 체육 수업을 필수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다. ‘워킹 엑서사이즈’라고 이름붙은 이 수업은 운동이 서툰 학생들도 쉽게 할 수 있도록 1999년 처음 도입됐다. 도쿄대학에선 2005년부터 요가와 태극권을 배우는 ‘동양적 피트니스’ 과목을 신설했다. 입시 때의 체력시험 성적이 낮은 학생을 우선적으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이바라키대학은 지난해부터 가벼운 근육트레이닝 등이 중심이 된 ‘보디워크’를 추가 채택했다. 대학 쪽은 “가벼운 운동을 통해 다른 학생과 사귐으로써, 인간관계를 잘 맺지 못하는 학생들이 자신의 세계를 넓혀나갈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취지”라고 설명했다.
대학 체육 과목은 1991년까지 1학년의 4학점 필수과목으로 지정돼 있었다. 그러나 그해 대학설치기준 개정 이후 “대학에서 무슨 체육이냐”며 기피하는 학생들이 늘어나자 체육을 선택제로 하는 대학이 속출했다. 요시오카 노부히코 지바대 교수는 “교실 안의 수업으로는 친구를 만들 수 없는 학생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건강한 마음 만들기 수단으로서 체육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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