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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겸손해진 후쿠다 앙숙에겐 ‘고개 빳빳’

등록 2007-10-12 20:47

다나카 국회질의서 추궁하자 발끈…‘가쿠후쿠 전쟁’ 재점화
“배수의 내각 성립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다나카 마키코 의원)

“격려로 받아들이고 확실히 하겠습니다.”(후쿠다 야스오 총리)

‘제2의 가쿠후쿠(角福) 전쟁’으로 주목받은 12일 후쿠다 일본 총리와 다나카 의원의 국회 질의응답은 예상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두사람은 2001~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 초기 관방장관과 외상으로 심한 대립을 보인데다, 자민당의 격렬한 권력투쟁을 연출한 다나카 가쿠에이와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의 2세라는 점에서 일본 언론의 관심이 집중돼 왔다. 이런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다나카 의원은 2002년 9월 평양선언에 서명하기 전 일본에 전달된 납치 피해자의 생존·사망자 리스트를 곧바로 공개하지 않은 경위와 후쿠다 당시 관방장관의 책임 문제를 끈질기게 추궁했다. 다나카 의원의 발언에 고개를 끄덕이며 때론 미소까지 짓기도 하던 후쿠다 총리는 못참겠다는 듯 발끈했다.

그는 “나도 나이가 있으니까 당시의 일은 기억하지 못한다. 정확하게 알고 싶다면 질문 전에 알려줬어야지”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달 24일 취임 이후 자민당의 궁색한 처지를 고려해 저자세로 일관했던 후쿠다 총리가 그동안 눌러온 ‘깐깐한 성질’의 일단을 내비친 것이다.

그렇지만 후쿠다 총리는 11일 민주당의 최대 지원세력인 최대 노조 ‘렌고’ 간부들과 만나 “여러분의 힘을 빌려 달라”며 허리를 낮췄다. 그는 이날 첫 발행된 메일매거진에서도 “될 수 있는 한 반성하겠다”며 겸손한 목소리로 지지를 당부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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