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동기의 2.7배 늘어
식품업계 등 ‘리콜’ 분주
식품업계 등 ‘리콜’ 분주
“부정한 사실을 파악하고 있다. 공표하지 않으면 정보를 언론에 알리겠다.”
창업 100년이 넘는 일본의 대형 건축자재 제조업체 ‘니치아스’에 내부 관계자가 쓴 것으로 보이는 익명의 투서가 지난 16일 배달됐다. 지난해 10월 사내 제품조사에서 문제가 드러났으나 이를 밝히지 않은 채 제품 출하를 계속한 사실이 담겨 있었다. 내부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을 거론한 투서에 깜짝 놀란 회사는 다음날 감독관청인 국토교통성에 그동안 부정을 저지른 사실을 ‘이실직고’했다. 니치아스는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2001년부터 5년 동안 내화재의 성능시험을 속여 적어도 4만동의 건물에 내화성 기준에 미달하는 내화재를 납품했다고 털어놓았다.
내부고발은 특히 안전과 신뢰를 자랑해온 식품업계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양상이다. 지난 8월에는 미에현 이세시의 전통있는 일본과자 전문업체 ‘아카후쿠’에서 과자의 제조일을 위조해 유통기한을 늘리는 부정을 저질렀다고 관계당국에 고발전화가 걸렸왔다. 고발자는 내부 관계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위조수법 등을 소상히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고급 식품회사 ‘깃쵸’가 유통기한을 넘긴 과자를 판매하다 발각된 것 또한 보건소에 걸려온 익명의 전화가 단서가 됐다.
지난 6월 쇠고기 가공식품에 돼지고기 등을 섞은 사실이 들통난 ‘미트호프’의 식육위조사건 이후 9월까지 4개월 동안 농림수산성에 쏟아진 고발건수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2.7배 늘어난 241건에 이르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1일 “위조수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내부고발이 눈에 띈다”며 “이에 따라 식품업체의 문제 식품 자체 회수 움직임도 지난해보다 2.2배 늘었다”고 전했다. 농림수산성 식품표시·규격감시실은 “회사의 부정행위를 꺼림칙하게 느끼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일하던 내부 관계자들이 식품업체의 비리가 계속되는 것을 보고 고발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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