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부 설득 수용…소장파 등 반발 진통 예상
일본 집권여당인 자민당과의 대연정이 좌절된 뒤 지난 4일 당 대표직을 내던지고 도쿄 시내호텔에 칩거해온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가 6일 당집행부의 거듭된 설득에 복귀의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오자와 대표가 후쿠다 야스오 총리와 손잡고 적극적으로 추진한 자민당과의 대연정이 지난 2일 민주당 간부회의에서 거부되면서 시작된 민주당의 혼동사태는 나흘 만에 수습국면에 들어갔다. 그러나 4일 사의표명 기자회견에서 수권능력이 없다고 민주당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오자와 대표가 슬그머니 당 대표로 복귀한 데 대해 당내 반발기류가 만만찮아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오자와 대표가 대연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포기 의사를 분명히 하지 않을 경우 혼돈 사태가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자와 대표는 이날 저녁 당집행부와 의원들의 거듭된 사의 번복 요청에 “마음으로부터 감사하다. 부끄러움을 드러냈지만 여러분의 의향에 따라 한번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고 하토야마 유키오 간사장이 전했다. 오자와 대표는 7일 오후 4시30분 중·참의원 양원 의원간담회를 열어 후쿠다 총리와의 여야 대표회담 경과와 연정 제안자 등 언론에 보도된 의문점에 대해 해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간담회 뒤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복귀의 변도 밝힐 예정이다.
이미 오자와 대표는 5일 저녁에 간 나오토 대표대행 등 당 집행부에게 “연정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마음의 정리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복귀의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당 집행부는 6일 아침부터 중·참 양원 의원들을 당선 횟수별로 모아 지금까지의 경위를 설명하고 총의를 모아줄 것을 호소하며 ‘복귀 분위기 만들기’에 주력했다.
오자와 대표로서는 당이 수권능력이 없다고 공개 비판한 마당이어서 대표직 복귀를 위해선 “모든 당원들로부터 만류받았다”는 명분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자와 대표가 애초부터 대표직과 당을 포기할 뜻이 없으면서, 무리한 연정 추진에 쏠리는 당내 비판을 모면하기 위해 사임 카드를 사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그는 4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집행부를 비롯한 동료 의원에 진퇴를 맡긴다”며 복귀의 여지를 남긴 바 있다. 오자와 대표는 7·29 참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의 압승을 이끌어낸 막강한 당내 장악력을 발판으로 결국 소기의 성과를 거둔 셈이다.
그러나 소장파 의원들 사이에는 오자와 대표에 대한 불신감이 일시에 확산되고 있다. 때문에 그가 복귀한다고 해도 당의 화합을 이끌어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소장파 의원은 “저렇게 당을 비판해놓고 그냥 되돌아온다면 이치에 맞지 않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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