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서 석유 몰래 빼내기
옥외 연료탱크 등유 훔치기
세워둔 어선·트럭서도 ‘범행’
옥외 연료탱크 등유 훔치기
세워둔 어선·트럭서도 ‘범행’
기름값이 치솟자 일본에서 소방차나 어선 등의 연료탱크를 노린 절도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아오모리와 홋카이도 등 추운 지역은 유류 절도피해가 심각하다.
지난 2일 아침 에히메현 우와지마시의 한 소방서는 소방차 기름탱크가 빈 사실을 확인했다. 당국이 자체 점검결과, 소방차 연료 도난은 모두 9곳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난당한 연료는 280ℓ에 이르렀다. 예비용으로 보관하고 있던 휴대용 휘발유통 2개에서도 휘발유 30ℓ가 감쪽같이 없어졌다. 소방대원들은 “아무리 휘발유 값이 올랐다고 해도 소방차에서 기름을 빼가는 것은 악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범인들은 소방차 연료탱크의 뚜껑을 열고 휴대용 펌프를 이용해 석유류를 빼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서는 보통 셔터를 내려놓지만, 화재에 대비해 소방대원들이 즉시 출동할 수 있도록 열쇠를 채워놓지 않으며, 소방차 시동 열쇠도 그대로 꽂아놓는다고 한다.
아오모리현에서는 지난달 쓰가루시의 지역 집회장소(900ℓ), 히로사키시의 피부과 의원(180ℓ), 건축기계업체 지점(700ℓ) 등에서 등유가 도난된 것으로 집계됐다. 모두 옥외에 설치된 연료탱크에서 도난당했다. 도난 사실은 난로에 불이 붙지 않아 밝혀졌다. 미야기현에서는 10~11월 모두 28건의 기름 도난 피해가 발생했다. 범인들은 정박된 어선이나 정차된 트럭의 연료탱크에서 기름을 빼내 간 것으로 드러났다.
휘발유 가격이 이달 들어 155엔(약 1290원) 안팎으로 오른데다 겨울철 난방 수요도 늘어나고 있어 기름 절도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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