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총격 사건이 벌어진 스포츠 센터 ‘르네상스’.
큐슈 사세보시 스포츠센터에 괴한 난입 산탄총 쏴
2명 숨지고 어린이 등 5~7명 부상…범인 총기 지닌채 도주
2명 숨지고 어린이 등 5~7명 부상…범인 총기 지닌채 도주
일본에서도 미국처럼 무차별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일본열도가 충격에 휩싸였다.
14일 저녁 7시15분께 나가사키현 사세보의 회원제 스포츠센터 ‘르네상스 사세보’의 2층 수영장에 난입한 정체불명의 남성이 산탄총으로 보이는 총기를 난사했다. 26살의 여성 수영코치와 30살 남성 등 2명이 숨지고 초등학생 3명을 포함해 5~7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모두 7~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일본언론이 전했다.
일본에서도 조직폭력배 간 총격사건은 드물지 않게 벌어지나 불특정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는 ‘미국형 총기난사’ 사건은 매우 드물다. 이에 따라 일본 방송과 신문들은 이날 시시각각 속보를 내보내는 긴박한 모습을 보였다. 총기난사 현장엔 어린이 수영교실에 참가한 어린이 15명등 30~50여명이 있었다고 한다. 범인은 총을 가진 채 현장을 벗어나 도주했다. 범인은 로비에 들어오자마자 총기를 난사하고 사무실에 총격을 가한 뒤 수영장에도 총기를 마구쏘면서 난입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사망한 여성코치는 총격에 놀라 수영복 차림으로 달아나다 뒤에서 쏜 총탄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4시간여 만에 숨졌다.
총기를 난사한 남성은 키 190㎝ 가량의 뚱뚱한 체격에 상하의 모두 위장복 차림이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범인이 눈만 내놓은 채 얼굴 전체를 가리는 모자를 쓰고 흰색 헬멧까지 쓰고 있던 점에 비춰 계획적인 범행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목격자들은 범인이 외국인으로 보인다고 증언했다.
총기난사 건물은 4층짜리로 1층은 슈퍼마켓,2~4층은 스포츠클럽으로 운영되고 있다. 남성은 총기를 난사한 뒤 잠시 수영장에 머물다 1층 슈퍼마켓의 뒷문을 통해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나가사키에서는 지난 4월17일 저녁 시장선거에 출마한 이토 잇초 시장이 자신의 선거사무실 앞에서 조폭의 총격을 받아 숨지는 사건이 일어난 바 있다. 1990년 1월엔 당시 나가사키 시장이 우익단체 회원의 총격을 받아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총격사건은 2001년 215건을 정점으로 줄어들고 있으나 올해 11월30일 현재 54건이 발생해 19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쳐 지난해 같은 기간 10건을 웃돌았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무차별 총격 사건으로 부상을 당한 남성이 구조대원의 부축을 받으며 건물을 나오고 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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