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
지지율 30%대 이하…오자와 민주당 대표 “정권 타도” 선언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 정부가 출범 6개월인 26일을 맞아 내각 붕괴의 위기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최악의 지지율 하락에다가, 그동안 침묵하던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까지 정권타도 선언을 하고 나서 4월 위기설이 증폭되고 있다. “씨는 뿌렸다. 여러가지 계획했던 일들이 겨우 끝났다. 반년 뒤, 일년 뒤를 봐주면 ‘후쿠다는 해냈구나’라는 것을 전부 알게 될 것이다.”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는 지난 12일 일본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지난 6개월의 성과를 자부하며 최소 6개월 더봐줄 것을 당부했다. 후쿠다 내각은 지난해 9월26일 역대 세번째로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출범했지만 반년만에 곤두박질쳐, 내각지지율이 30% 초반을 넘어서지 못한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총리직을 내던지기 직전의 지지율만도 못하다는 소리도 나온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지도력 문제이다. 전후 첫 공석사태를 야기한 일본은행 총재 임명문제, 3월말 기한이 끝나는 휘발유세 증세폐지 문제 등에서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공항관련 회사에 대한 외자규제 도입 문제를 놓고 지난 2월 정부내 의견이 엇갈렸을 때 그의 태도는 인구에 회자된다. 그는 관저 집무실에서 세번이나 회의한 끝에 결국 결론을 유보했다는 보고서를 쥐고서야 “이것 좋네. 이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렸어”라고 만면에 미소를 띄웠다고 한다. 후쿠다 총리는 자신이 염원하는 7월 홋카이도 도야마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 정상회담도 주관하지 못하는 사태를 맞이할 수도 있다는 평이다.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후쿠다 총리가 물러나고, 아소 다로 전 간사장으로 총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7월 참의원 선거 압승 이후 정국의 방향타를 쥔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도 25일 “후쿠다 총리가 자신의 사고방식, 주의주장, 정책을 전면에 내걸고 실행한 사안이 반년간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정권타도 선언을 했다. 당내 구심력을 잃어버린 후쿠다 총리를 낭떠러지로 밀어부쳐 4월 총선을 쟁취하자는 게 오자와 대표의 노림수이다. 오자와의 정권타도 선언은 자신의 당내 구심력 확보의 목적도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1월 후쿠다 총리와의 대연정을 시도한 적이 있는 오자와 대표는 지난 2월 여당의 2008년 예산안 강행처리 때까지만 해도 후쿠다 총리와 대화 채널을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후쿠다 총리가 일본은행 총재임명안까지 상의없이 밀어부치자 민주당 안에서는 반발이 확산됐다. 체면이 손상된 오자와 대표는 9월 당대표 선거까지 위태롭다고 판단해 대여강경 투쟁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다 총리는 3월말 기한이 끝나는 휘발유세 관련법안을 야당이 부결하면 여당이 장악한 중의원에서 2/3의 찬성으로 재의결해 부활시킬 방침이다. 4월 여야의 대결정국은 파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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