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부과학성이 9일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검정 신청한 중학교 역사교과서를 합격시킴에 따라 교과서 저작권을 둘러싼 분쟁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새역모는 2000년부터 후소샤(扶桑社)를 통해 역사 교과서를 만들어 왔다. 2000년과 2004년에 중학교 역사교과서 검정에 합격했다. 그러다 2007년부터 교과서 내용 등을 둘러싼 이견이 첨예화되면서 새역모와 후소샤는 결별하고 각자 새로운 교과서 준비에 나섰다.
9일 관계자들에 따르면 양측간 대립은 이 교과서의 채택률이 1%에도 달하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새역모의 야기 히데쓰구(八木秀次) 당시 회장이 2006년에 이 모임에서 탈퇴했고, 후소샤도 2007년에 집필진 교체를 발표했다. 이어 후소샤는 2012년도 새 학습지도요령 실시에 맞춰 야기 전 회장 등을 새로운 집필진으로 하는 교과서 발간 방침을 밝혔다.
여기에 맞서 새역모측은 지난해 4월 지유사(自由社)측과 접촉해 현재의 후소샤판과 같은 내용의 교과서 출간을 신청했다. 같은 해 6월에는 후지오카 노부카쓰(藤岡信勝) 회장 등이 "우리가 관여한 내용을 삭제하지 않으면 후소샤판 교과서 출간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후소샤를 상대로 법원에 교과서 발행 금지 신청을 제기했다.
그러나 후소샤측도 "교과서는 편집자, 감수자도 관여한 공동 저작물"라며 정면 대응하면서 마찰이 계속돼왔다.
후소샤측은 이번 문부과학성의 결정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동안 후소샤측은 "같은 내용의 교과서 발생한 저작권법에 저촉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만큼 향후 역제소 가능성이 주목된다.
이런 극우세력의 자중지란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들은 각 교육위원회에 제시하는 교과서 후보 리스트에 이들 두 출판사의 교과서를 모두 배제해 달라고 문부과학성에 요청하기도 했다.
아울러 일부 시민단체들은 현재 후소샤판 중학교 역사교과서를 채택하고 있는 도쿄 스기나미(杉竝)구와 도치키(檜木)현 오타와라(大田原)시 등에 후소샤판 교과서를 채택하지 말라는 내용의 청원서를 제출했다.
한편, 새역모측은 올여름 예정된 각 교육위원회의 교과서 채택 결정 이전에 지유샤판 교과서를 발간, 서점 등에서 판매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이는 과도한 선전행위로 공정한 교과서 채택을 방해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새역모측은 "내용의 시비를 많은 사람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 (도쿄=연합뉴스)
한편, 새역모측은 올여름 예정된 각 교육위원회의 교과서 채택 결정 이전에 지유샤판 교과서를 발간, 서점 등에서 판매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이는 과도한 선전행위로 공정한 교과서 채택을 방해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새역모측은 "내용의 시비를 많은 사람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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