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족에 전액지급 포기
일본의 간 나오토 정부가 지난해 8월 총선거에서 민주당이 공약한 월 2만6000엔씩의 어린이수당을 내년부터 전액 지급하는 계획을 포기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9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부터 중학교 졸업 이전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월 1만3000엔씩 어린이수당을 지급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애초 공약한 대로 전액을 지급할지를 그동안 논의해왔다.
<아사히신문>은 나가쓰마 아키라 후생노동상이 8일 밤 내년 어린이수당 전액 지급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재정상의 문제로 어렵다”고 밝혔다고 이날 보도했다. 후생성이 전액 지급 포기 의사를 명백히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가쓰마 후생상은 어린이수당 가운데 일부를 현물로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현금, 현물을 불문하고 1인당 2만6000엔 수준의 재원 확보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가 내년에 어린이수당을 전액 지급하기 위해서는 올해보다 3조4000억엔 많은 5조4000억엔의 예산이 필요하다. 간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내년 어린이 수당 전액 지급 포기 방침이 나온 것은, 새 정부가 공약의 무리한 이행보다는 재정건전성 확보에 더 중점을 둘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인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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