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낮 도쿄 선거구에 출마한 도우카이 유키코 일본 자민당 참의원 후보가 유라쿠초역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민주당, 소비세 역풍…유권자 “왠지 불안해”
거리연설회 썰렁…자민당 “성장 우선” 목청
거리연설회 썰렁…자민당 “성장 우선” 목청
참의원 선거 D-3 풍경
“세계 최고의 일본을 만들겠다.”
다니가키 사다카즈 자민당 총재는 요즘 텔레비전 광고에 나와 ‘이치방(최고)’을 외치며 열심히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일본 유권자들은 그가 외치는 구호에서 지난해 11월 공공사업 재정비 공청회 때 렌호 민주당 참의원(현 행정쇄신상)이 한 발언을 떠올린다. 당시 렌호 의원은 슈퍼컴퓨터 관련 예산 삭감을 요구하며 “일본은 왜 2등을 하면 안되는 겁니까?”라고 말해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 5명이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렌호의 발언을 거세게 비판하는 등 일본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6일 낮 도쿄 유라쿠초역 앞, 선전차량 위에 선 도우카이 유키코 후보(자민당)도 연설 내내 ‘이치방’을 수십 번이나 외쳤다. 붉은 셔츠가 눈에 확 띄는 이 여성 후보는 “먼저 성장을 통해 재원을 확충해 복지를 안정적으로 늘리겠다”며 “세계 최고인 일본의 잠재력을 살릴 수 있게 자민당에 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거물정치인이 나서지 않아서인지 이날 거리연설회는 썰렁했다. 신호등 앞에서 잠시 연설차에 눈길을 주던 직장인들은 신호가 바뀌자 곧 자리를 떴고, 나눠주는 홍보물을 받아드는 이도 드물었다. 하지만 자민당의 선거전략은 꽤 먹혀들고 있는 듯했다. 역 플랫폼에서 거리연설을 지켜보던 오가타라고 이름을 밝힌 60대 남자는 “왠지 민주당은 불안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민주당의 간 나오토 총리는 광고에서 이불 호청같은 하얀 큰 천을 눈부시게 세탁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는 ‘건강한 일본을 부활시키겠다’며 지지를 호소하지만, 소비세 인상론에 뒷덜미를 잡혀 있다. 슈퍼마켓에서 만난 한 주부는 “소비세를 올리면 더 내야 할 세금이 어린이수당보다 많다는 얘기도 있더라”고 했다. 간 총리는 거리유세를 벌이는 대신 6일 오후에만 4곳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해, 불안감 잠재우기에 주력했다.
다득표 순으로 모두 5명의 당선자를 뽑는 도쿄 선거구에는 무려 24명의 후보가 나섰다. 주택가 곳곳에 후보자들의 사진을 붙이는 임시 게시판이 마련됐지만, 상당수 후보들은 여력이 안돼 사진조차 내걸지 않았다.
일본 제1의 도시 도쿄에서는 일단 집권당인 민주당의 위치가 확고하다. ‘2등’ 발언의 주인공 렌호 참의원은 확실한 당선권에 들어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한다. 렌호 후보는 도쿄를 떠나 격전지 응원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의 또다른 현역인 오가와 도시오 후보도 복수 당선이 유력하다. 대학생이라는 우에하라 이치로는 “복지를 중시하는 민주당이 아직 제대로 일해본 적이 없다”며 “확실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게 민주당을 찍겠다”고 말했다.
도쿄에선 자민당, 공명당 후보도 1명씩 당선 가능권에 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도쿄신문>은 “나머지 한 석을 놓고 다함께당 후보와 일본공산당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함께당은 자민당에 표를 주기를 꺼리는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로부터 집중 지지를 받고 있다. 지지율 4%대로 나름대로 존재감을 갖는 일본공산당은 지역구 의석 확보와 함께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기 위해 선전차량을 골목골목에 보내 ‘소비세 인상을 막을 정당은 공산당뿐’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글·사진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도쿄에선 자민당, 공명당 후보도 1명씩 당선 가능권에 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도쿄신문>은 “나머지 한 석을 놓고 다함께당 후보와 일본공산당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함께당은 자민당에 표를 주기를 꺼리는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로부터 집중 지지를 받고 있다. 지지율 4%대로 나름대로 존재감을 갖는 일본공산당은 지역구 의석 확보와 함께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기 위해 선전차량을 골목골목에 보내 ‘소비세 인상을 막을 정당은 공산당뿐’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글·사진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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