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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식민 지배 사죄” 일 총리 담화 어떻게 나왔나

등록 2010-08-10 11:49수정 2010-08-10 13:37

간 나오토 일본 총리
간 나오토 일본 총리
양국 시민 사회 지난해부터 ‘합병 100주년’ 준비
일 정부서도 센코쿠 장관등 ‘과거 청산’ 적극 나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취임직후인 지난해 9월23일 뉴욕 한일정상회담에서“민주당 새 정부는 역사를 직시할 용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고미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독도 영유권 주장 등으로 한일관계가 크게 나빠진 자민당 정권이 끝나면서 한일관계가 마침내 해빙기에 접어든 것이다.

 총리 담화가 나오도록 분위기를 만든 것은 양국의 시민사회였다. 시민단체들은 지난해부터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만들고 양국 공동으로 행사를 준비하는 등 합병 100년을 의미있게 맞기 위해 애써왔다. 김영호 유한대 총장과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등 양국 지식인들은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새로운 역사인식을 담은 총리담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 안에서는 센고쿠 요시토 관방장관이 담화 발표에 누구보다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옛 사회당을 통해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과거사 청산에 적극적이었고, 영주외국인의 참정권 부여에도 찬성하는 등 한국관계 개선을 위해 애써왔다. 센고쿠 장관은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에서“총리 담화 발표를 검토하고 있다, 어떤 내용이 될지 내 머릿속에는 들어있다”는 말로 담화 발표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이견은 민주당 안에서도 흘러나왔다. 보수파인 마쓰바라 진 중의원 등이“여러 담화 탓에 일본 외교에 커다란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야당에서는 다니가키 사다카즈 자민당 총재가 “지금 과연 (담화 발표가) 필요한지 큰 의문을 갖고 있다”고 정면 비판했다. 우익단체들도 정부를 비판했다.

간 총리와 센고쿠 장관은 무라야마 담화의 내용을 기본틀로 하고, 새로운 전후 배상 문제로 연결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각료들을 설득해 최종 동의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독도관련 언급으로 한국을 자극하는 것을 피하려고 7월22일로 예정돼 있던 방위백서 발표를 전격 연기했고, 담화 발표일도 일본 안의 반대파를 자극하기 않기 위해 정치적 상징성이 큰 광복절, 합병일 등을 피해, 임시국회가 끝나는 10일로 정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식민 지배 관련 일본쪽 사과 발언 일지

△“양국이 불행했던 과거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1984년9월7일, 히로히토 일왕이 전두환 대통령 방일환영 궁중만찬에서)

△ “우리나라가 일으킨 불행한 시기에 한국의 사람들이 겪은 고통을 되새기며 통석의 염을 금할 수 없다.”(1990년5월24일, 아키히토 일왕이 노태우 대통령 환영만찬에서)

△ “식민지 지배에 의해 한반도 사람들이 견디기 어려운 고통과 슬픔을 경험한 것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반성하고 깊이 사과하고 싶다.”(1993년11월6일, 호소카와 모리히토 총리가 경주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의해 아시아 제국의 사람들에 대해 큰 손해와 고통을 안겼다.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고, 마음으로부터의 사죄의 기분을 표명하고 싶다.”(1995년8월15일, 무라야마 도이미치 총리 담화)

△ “일본이 과거의 한 시기에 한국 국민에 대해 식민지 지배에 의해 많은 손해와 고통을 안겼다고 하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이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한다.”(1998년10월6일, 오부치 게이조 총리와 김대중 대통령의 ‘한일공동선언’에서)

△ “일본인인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는 까닭에, 나라를 빼앗기고 민족의 자존심을 손상당한 사람들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다.”(2010년2월11일, 오카다 가쓰야 외상이 한일 외무장관 공동회견에서)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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