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나오토
일 민주당 대표 재선…‘반 오자와’ 여론 재확인
간 나오토(64) 일본 총리가 집권 민주당의 당대표 선거에서 승리해 총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간 총리는 14일 도쿄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임시당대회에서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을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임기 2년의 당대표에 재선됐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패배 책임론에서 벗어나 당과 내각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당대표 선거는 8년 만에 국회의원뿐 아니라, 지방의원과 34만여명에 이르는 당원·후원자들까지 모두 참가해 치러졌다.
간 총리는 300점이 걸린 선거구별 당원·후원자 투표에서 83%인 249곳에서 이긴 데 힘입어, 총점 721 대 491로 오자와 후보의 도전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이는 ‘정치자금’ 문제를 지적받고 있는 오자와에 대한 강한 반대 여론이 당원·후원자들의 표심에 큰 영향을 준 까닭으로 해석된다. 간 총리는 100점이 걸린 지방의원 투표에서는 60점을 얻었으며, 열세가 예상되던 국회의원 투표에서도 412점(206명)으로 400점(200명)을 얻은 오자와 후보를 앞질렀다.
간 총리는 이번주 안으로 내각과 당을 개편할 계획이다. 간 총리는 재선이 확정된 직후 “경선 과정에서 약속한 대로 누구의 편 없이, 거당일치 체제를 이뤄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참가형 민주주의와 이를 지탱하는 자율, 활발한 논의가 민주당의 출발점”이라며 “구성원 모두가 참가하는 내각을 만들어 진정한 정치주도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오자와 진영은 선거에서 얻은 표를 바탕으로, 당직 및 내각 개편 과정에서 걸맞은 배려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간 총리 쪽이 ‘탈오자와’ 노선을 취하고 있어서, 선거 뒤에도 두 진영이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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