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새롭게 문을 연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국제선 터미널을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 그동안 국내선에 집중했던 하네다는 국제선을 확장해 인천공항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인천공항 환승객 잡으려 국제노선 확충
나리타 공항은 저가항공 터미널 신설키로
나리타 공항은 저가항공 터미널 신설키로
사실상 국내선 전용 공항으로 국제선은 서울 등 4개 노선에 전세기만 띄우던 일본 하네다 공항이 21일 신 국제선터미널의 문을 열고, 내년 1월말까지 국제선 정기노선을 17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하네다 공항이 활주로를 3개에서 4개로 늘려 국제선 운항을 크게 늘리는 것은 인천공항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일본은 1978년 나리타 국제공항이 문을 연 뒤,‘국제선은 나리타, 국내선은 하네다’ 체제를 유지해왔다. 하네다에서 뜨는 국제선은 서울·베이징·상하이·홍콩 등 4개 노선에 그쳤다.
그러나 나리타 공항은 도쿄 도심에서 먼 탓에 일본 지방공항의 승객들이 나리타를 통해 외국으로 나가기보다는 인천공항을 거쳐 제3국으로 나가는 일이 많았다. 인천공항이 일본 국내 28개 도시와 연결돼 있어 환승이 매우 편리한 까닭이다. 지난해 인천공항의 일본인 환승객은 73만명으로, 2008년에 견줘 50% 늘어났다.
하네다 공항은 이번 국제선 노선 확충으로 인천공항에서 환승하는 일본인 승객을 상당수 되찾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인천공항을 경유해 나갈 수 있는 외국도시가 140곳에 이르러, 허브공항으로서 인천공항의 지위를 크게 흔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반면, 하네다 공항의 국제선 노선 확충은 나리타 공항의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나리타 공항은 이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 및 9개 주변도시와 협의를 거쳐, 기존 터미널을 확장하고 최근 운항편수가 크게 늘고 있는 저가항공사 전용 여객터미널을 새로 건설하기로 했다. 저가항공사 전용 터미널은 30억~50억달러를 들여 2013년에 운행을 개시할 계획이다. 나리타 공항은 국내선 노선망을 확충하고, 국제선과의 연결 편의성을 높여 현재 연간 22만 건인 발착건수를 2014년도에는 30만건으로 늘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구체적인 터미널의 신설 및 확장 계획은 이달말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31일부터 매일 오후 9시25분 인천공항을 떠나 하네다로 가고, 다음날 오전 6시25분 하네다를 떠나 인천으로 돌아오는 하루 1회 왕복 노선에 새로 취항한다. 하루 두차례 오가던 김포-하네다 노선은 하루 세편으로 늘린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