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관세율 110%로 올려 사실상 수출통제
수요늘어 확보경쟁 치열…전량 수입국 ‘골치’
수요늘어 확보경쟁 치열…전량 수입국 ‘골치’
중국이 1일 인산암모늄 등 화학비료의 수출관세를 이달 말까지 110%로 올려, 사실상 수출을 한시적으로 금지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일 희토류에 이어, 비료 원료도 자원 쟁탈전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중국은 인광석을 원료로 하는 인산암모늄의 관세율을 최근까지 10% 미만으로 유지해왔다. 물론 국내 수요가 큰 시기에는 관세를 올려 대응한 적도 있지만, 이번처럼 관세율을 갑작스레 110%로 올린 것은 처음이다. 비록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취한 조처이긴 하지만, 사실상 수출을 금지한 셈이다.
비료를 취급하는 일본 무역회사의 한 간부는 “(중국이 수출 쿼터를 크게 줄인데다, 9월 들어 갑자기 통관까지 어렵게 한) 희토류와 상황이 비슷해졌다”며 “중국은 장기적으로 국내 사용량을 확보할 생각인 듯하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이 간부는 “중국은 해마다 수출 관세율을 조정해, 앞으로 30~40%로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이 같은 조처는 중국에 국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질소와 달리 인공으로 만들 수 없는 인(인산)과 칼륨 비료 원료 생산이 몇몇 국가에 편중돼 있는 까닭이다. 인산 비료의 주원료인 인광석은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31.5%, 미국이 18.8%, 모로코가 15.5%를 생산하고 있다. 칼륨도 캐나다가 30%, 러시아가 19.2%, 벨로루시가 14.2% 등을 생산한다. 두 가지 모두 상위 3국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과점 상황이다.
이에 견줘, 이들 물질에 대한 세계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 식량 생산에 필수적인 비료 원료를 둘러싼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세계 인구는 2050년에는 91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돼 비료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 비료 원료를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들에는 새로운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자원을 취급하는 세계적인 대기업들은 이미 비료 원료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대기업 비에이치피(BHP)필튼은 지난 여름 400억달러를 투입해 캐나다 비료회사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하기도 했다. 캐나다 정부는 국익에 반한다고 하여 인수합병을 승인하지 않았다. 미국은 1990년대 후반부터 인광석 수출을 서서히 가로막기 시작했다. <아사히신문>은 “자원확보를 노리는 자원 민족주의가 꿈틀거리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