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도 무사시노시의 세이케이 중·고등학교 기상관측소는 도쿄 올림픽 개최를 한 해 앞둔 1963년부터 관측소에서 후지산이 육안으로 보이는지를 매일 기록하기 시작했다. 공장의 매연과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한 대기오염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무렵이었다. 관측소에서 남서쪽으로 85㎞ 떨어진 후지산을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날은 1965년 불과 22일에 그쳤다.
사회당을 지지기반으로 한 이른바 ‘혁신지사’로 1967년부터 12년간 도쿄 도정을 이끈 미노베 료키치 지사는 ‘도쿄에 맑은 하늘을 되찾겠다’는 공약에 따라, 대기오염 줄이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후지산을 볼 수 있는 날은 1970년대 들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해 이시하라 신타로 지사가 취임한 1999년에는 처음으로 연간 100일을 넘겼다.
후지산을 볼 수 있는 날은 지금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엔 116일에 이르러,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았다고 <아사히신문>은 17일 보도했다.
미야시다 아쓰시 관측소장은 “대기가 맑아지고 있는 것은 오염물질이 줄어드는 한편으로 공기가 건조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쿄도의 대기 중 부유입자상물질(SPM)은 1991년 ㎥당 0.057g에서 1999년에는 0.0023g으로 감소했다. 도심 평균습도는 1965년 64%에서 지난해 61%로 낮아졌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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