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자 규모 계속 커질 것”… 9년만에 AA→AA-“
소비세 인상에 힘실려…피치, 대만 신용등급도 하향
소비세 인상에 힘실려…피치, 대만 신용등급도 하향
미국의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가 27일 일본의 장기 국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등급 내린다고 밝혔다.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된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이런 조처로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한때 달러에 견줘 1% 넘게 하락했다.
에스앤피는 “일본의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앞으로도 계속 높아져, 대규모 재정건전책을 실시하지 않을 경우 2020년이 오기 전에 기초재정수지의 균형을 달성하기는 어렵다”고 등급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에스앤피는 “오랜 디플레도 일본의 채무문제를 한층 심각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초재정수지는 국채 등 차입금을 제외한 재정수입과 차입금에 대한 이자를 뺀 재정지출의 수지를 뜻한다. 일본은 2010 회계연도에 44조3030억엔의 국채를 발행해 세입을 충당하고, 20조6491억엔을 국채 이자로 지출해 기초재정수지가 24조엔가량 적자였다. 앞으로도 고령화로 인한 지출의 자연증가가 예상돼 큰 폭의 재정개혁이 없으면 재정수지 균형 달성은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의 국가부채는 올해 말 998조엔에 이르러, 국내총생산 대비 비율이 20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진 에스앤피의 신용등급 하향은 소비세 인상을 추진하려는 간 나오토 내각의 정책 방향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에스앤피의 국가신용등급은 AAA가 가장 높고, AA-는 위에서 넷째 등급이다. 에스앤피는 2002년 4월15일 일본의 장기국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내렸다가, 2007년 4월23일 AA로 다시 올린 바 있다. 지난해 1월26일엔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꿔, 등급 하락을 예고했다. 그러나 에스앤피는 일본의 단기 국채 신용등급은 최고 등급인 ‘A-1 +’를 그대로 유지했다.
에스앤피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으로 27일 오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달러에 견줘 전날보다 한때 1%가량 떨어져 83.22엔까지 하락했다. 고토 유지로 노무라증권 금융경제연구소 외환분석가는 “엔화가 조만간 달러당 84엔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85엔에 근접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고 내다봤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수출기업들은 엔 약세를 반기고 있다.
하지만 일본 국채의 신용등급이 하락했어도 재정위기를 겪는 유럽과 달리 일본 정부의 자금 조달에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발행한 국채의 95%를 내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까닭이다.
한편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지난 26일 재정 적자와 공공 채무 악화를 이유로 대만의 자국통화 장기 채권 등급을 기존의 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췄다. 피치는 “대만의 2009~2016년 재정 프로그램이 감세로 대부분 상쇄돼 세입 순증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등 배경을 밝히고, 신용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춰 추가 신용등급 하락을 예고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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